야구
한현희는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팀 간 시즌 10차전 원정 맞대결에 '깜짝' 구원 등판했다. 하지만 ⅔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3실점(3자책)으로 한현희의 불펜 카드는 대실패로 돌아갔다.
한현희는 2022시즌이 끝난 뒤 생애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손에 넣었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넥센 히어로즈(現 키움)의 1차 지명을 받을 정도로 재능이 뛰어났던 한현희는 10시즌 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통산 416경기에 등판해 65승 43패 105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4.26으로 훌륭한 커리어를 쌓았다.
선발 투수로 116경기, 구원 투수로는 300경기에 등판할 정도로 경험이 풍부하고, 홀드왕 타이틀은 물론 2018시즌에는 169이닝을 던지며 11승을 수확했지만, FA 시장에서 한현희의 인기는 그리 좋지 않았다. 2020-2021시즌의 성적, 퍼포먼스가 눈에 띄게 나빠졌고, 야구 외적인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던 탓이다.
그런 한현희에게 롯데가 손을 내밀었다. 롯데는 노진혁과 유강남의 입단식을 앞둔 지난 1월 17일 한현희와 3+1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3억원, 보장 연봉은 15억원이지만, 최대 37억까지 늘어날 수 있는 총액 40억원 규모. 계약에는 조건부 '옵트아웃'이 포함돼 있고, 롯데는 옵션의 비중을 높게 두며 한현희에게 '동기부여'를 심었다.
롯데는 한현희의 다양한 경험을 눈여겨봤지만, 선발 투수로서 활약을 기대했다. 래리 서튼 감독을 비롯해 구단 관계자들은 2023시즌에 앞서 한현희에 대한 보직에 말을 아꼈었지만, 내부적으로는 선발로 기용할 방침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한현희는 올해 선발 투수로 시즌을 출발하게 됐다.
지난해 겨울부터 올해 스프링캠프까지 엄청난 체중 감량을 통해 '반등'을 노렸지만, 시즌 출발은 썩 좋지 않았다. 한현희는 정규시즌 첫 등판에서 KT 위즈를 상대로 5⅓이닝 4실점(4자책)으로 첫 패전을 떠안았고, 4월 5경기에서 2승을 수확했지만, 단 한 번도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지 못했다. 4월 성적은 2승 2패 평균자책점 7.17.
그래도 5월에는 댄 스트레일리, 찰리 반즈, 박세웅과 마찬가지로 반등에 성공했다. 한현희는 5월 첫 맞대결 상대인 KT전에서 6이닝 무실점 투구로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승리를 수확, 한화 이글스와 맞대결에서도 6이닝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는 등 4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1.64로 그동안 흘린 구슬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했다.
문제는 선발로도 실패를 거듭했던 한현희는 불펜에서도 '제 몫'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현희는 20일 2-0으로 앞선 6회초 '깜짝'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현희는 선두타자 박병호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장성우에게 안타를 맞아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후속타자 이호연에게 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을 기록했다.
이어지는 무사 1, 3루. 한현희는 황재균을 상대로 땅볼 유도에 성공했으나, 2루로 향하던 이호연만 잡아내는데 그쳤고, 결국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배정대를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김상수에게 안타를 맞았고 김민혁을 상대로 초구에 '볼'을 던지자 결국 롯데 벤치는 투수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롯데는 2-0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고, 2-5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달라진 한현희, 다재다능한 한현희를 기대했던 롯데. 하지만 지금 그의 모습은 분명 실망스럽기만 하다. 한현희는 데뷔 후 지금까지 한 시즌 최다패가 2020시즌 9패였다. 지금의 흐름이 지속된다면, 첫 '10패'의 굴욕을 맛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필승조로도 중용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옵션 비중이 높은 계약, 본인을 위해서라도 지난 5월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한현희는 올 시즌 4승 8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 중이다.
[롯데 자이언츠 한현희.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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