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클린스만호가 첫 승에 실패했다. 물론 1차 목표인 내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까지는 시간이 꽤 남아 있다. 그러나 초반 페이스가 좋지 못한 건 사실이다. 4경기 2무 2패. 결과도 내용도 모두 좋지 않았다.
이번 두 차례 평가전은 공수의 핵심들이 빠진 상황에서 치를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해 온 김영권과 김민재가 부상과 기초 군사훈련으로 빠졌고, '캡틴' 손흥민은 스포츠 탈장 후유증으로 제 컨디션을 찾기 힘들었다. 클린스만호는 공수에서 차와 포를 떼고 경기에 임했다.
우려했던 부분이 현실이 됐다. 손흥민과 김민재가 빠지자 공수 힘이 크게 떨어졌다. 공격 짜임새와 결정력, 수비 집중력 모두 모자랐다. 홈 이점을 지니고 전체적인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펼치면서도 결국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공격은 무디고 부정확했다. 수비는 순간 집중력이 떨어져 와르르 무너졌다.
우선, 손흥민이 빠지면서 공격력이 급감했다. 이강인이 프리롤을 부여 받고 그라운드를 활발하게 누볐으나 한계가 있었다. 공격수들의 마무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2 대 2와 3 대 3 같은 세트 오펜스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세트 피스 공격도 부정확했다. 황의조가 엘살바도르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렸으나, 개인적인 역량을 잘 발휘해 터뜨린 득점이라고 봐야 옳다.
수비도 조직적인 부분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실점 상황을 복기하면 제대로 짚을 수 있다. 페루전(0-1 패배)과 엘살바도르전(1-1 무승부) 모두 수비 조직력이 떨어져 골을 내줬다. 페루전에서는 수비 라인이 전체적으로 왼쪽으로 쏠리면서 오른쪽 공간을 비워 둬 빌미를 제공했다. 엘살바도르전에서는 허술한 세트 피스 수비로 상대에게 유리한 공간을 쉽게 빼앗기며 아쉽게 실점했다.
대표팀이 평가전에서 항상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순 없다.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고, 장거리 이동에 대한 부담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은 결과로 말해야 한다. 평가전에서 나쁘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야 더 나은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클린스만호는 초반 4경기 성적(2무 2패)은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손흥민과 김민재가 빠진 이번 평가전에서 드러난 숙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 아시안컵 우승? 절대 쉽지 않다. 중동 팀들의 홈 텃세가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고, 일본과 호주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성장세를 거듭한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복병'으로 떠오른다. 클린스만호가 1차 목표인 아시안컵 우승을 이루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아 보인다. 아직 갈 길이 멀다.
[클린스만호 페루전·엘살바도르전 선발 라인업(위), 클린스만 감독(중앙), 2023 아시안컵 조 편성. 그래픽=심재희 기자/대한축구협회 제공, 사진=대전월드컵경기장 유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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