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T 위즈 이호연은 지난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0차전 홈 맞대결에 2루수, 6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으로 활약하며 '친정'에 비수를 꽂았다.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뒤 성균관대를 거쳐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 전체 53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고 프로생활을 시작한 이호연은 지난 5월 19일 트레이드를 통해 KT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호연은 당시 2군에서 타율 0.433으로 무력시위를 펼치던 시기, 하지만 롯데에서는 뛸 자리가 마땅치 않아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하던 중 이적하게 된 것.
아마추어 시절부터 '타격' 능력 만큼은 고평가를 받았던 이호연은 이적 후 5월에는 타율 0.197로 허덕였다. 하지만 6월부터 조금씩 감을 찾기 시작하더니 17안타 6타점 6득점 타율 0.370 OPS 0.813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특히 지난 20일 수원 롯데전에서는 '친정'의 가슴에 비수를 꽂기도 했다.
이호연은 0-2로 뒤진 6회말 무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롯데의 바뀐 투수 한현희와 맞붙었다. 이호연은 타석에 들어섰을 때는 번트 모션을 취했지만, 이는 페이크였다. 이호연은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를 통해 중견수 방면에 적시타를 터뜨리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찬스로 KT는 6회말에만 3점을 뽑으며 역전에 성공했고, 5-2로 짜릿한 역전승을 손에 넣었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에 앞서 '롯데 출신 선수들이 왜이렇게 잘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롯데 출신이에요?"라고 반문하더니 "광주일고 출신이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강철 감독 또한 광주일고 출신인 까닭. 까마득한 후배지만, 팀을 옮긴 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강철 감독은 "고등학교 때나, 어렸을 때부터 방망이 소질은 있다고 들었다. 수비는 생각을 했다. 뒤에 (박)경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비도 지금 잘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호연도 '친정' 롯데를 상대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호연은 전날 경기가 끝난 뒤 "트레이드가 돼서 왔으니 잘하고 싶은 마음도 크고, 친정을 만나면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아 있다. 일단 팀도 이기고 결과도 좋으니까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 가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날 이호연이 번트 모션을 취하다가 타격을 한 것은 이미 경기 전부터 맞춘 작전이었다. 사령탑은 "경기 전에 말했다. 견제를 했는데, 끝까지 번트 자세로 있었다. 직구를 던졌으면 했는데 거기서 딱 직구를 던졌다"고 활짝 웃었다. 이호연 또한 "번트를 대려고 했는데, 감독님께서 경기 전 사인이 나오면 '자신있게 쳐라'고 했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웃었다.
지난해 롯데에서 88경기에 출전해 50안타 2홈런 16타점 20득점 타율 0.244를 기록했던 이호연은 올해 부상자가 속출한 KT에서 제 역할을 다해내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24경기에서 22안타 1홈런 10타점 타율 0.293을 기록 중. 이호연이 롯데에서 피우지 못한 꽃을 KT에서는 만개할 수 있을까. 일단 6월 흐름은 상당히 좋다.
[KT 위즈 이호연.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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