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우리 팀의 정체성이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것이다.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을 해야 한다.”
11일 부산 사직구장. 롯데가 5-0으로 앞선 6회말 2사 만루 찬스. 5점 차였지만 6회라는 점, KIA 완전체 타선이 무섭다는 점을 감안할 때 롯데는 1점이라도 더 뽑아야 했다. 타석에는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은 니코 구드럼. KIA 우완 장현식이 패스트볼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2구는 역시 패스트볼인데 바깥쪽으로 빠지는 볼.
그러자 롯데가 KIA의 허를 찌르는 딜레이드 홈 스틸을 시도했다. 우선 2루 주자 손성빈이 스킵 동작을 3루 방향으로 깊숙하게 했다. 공을 잡은 KIA 포수 김태군이 2루에 견제구를 던졌다. 유격수 박찬호가 재빨리 2루 커버를 들어왔다.
이때 3루 주자 노진혁이 기습적으로 홈을 파고 들었다. 그러나 박찬호는 이미 롯데의 작전을 간파하고 있었다. 2루로 귀루하는 손성빈을 굳이 태그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대로 서서 김태군의 송구를 포구한 뒤 곧바로 다시 김태군에게 강하게 뿌렸다. 노진혁은 홈에서 태그아웃.
노진혁으로선 서서 태그를 당할 정도로 완벽한 아웃이었다. 중계방송사에 잡힌 롯데 전준호 3루 코치도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래리 서튼 감독은 12일 부산 KIA전을 앞두고 그 순간을 돌아보며 선수들과 코치들 탓을 전혀 하지 않았다. 오히려 격려했다.
서튼 감독은 “그게 우리 팀 정체성이다.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이다. 3루에서 노진혁의 리드도 나쁘지 않았다. 상대가 2루에서 픽 오프(플레이)를 해서 (노진혁 홈 스틸)의사결정을 했다. 상대 유격수의 송구가 좋았다. KIA 수비수들이 잘 했다. 우리 팀으로선 구드럼이 타격감이 좋지 않아 리스크를 감수해서라도 1점을 더 뽑으면 경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도 나쁜 결정은 아니었다”라고 했다.
롯데는 올해 72도루로 팀 도루 4위다. 반면 도루 성공률은 69.2%로 9위에 불과하다. 그러나 1승을 위해 1점을 짜내야 할 순간이 있다. 뛰어야 할 때는 뛰어야 한다.
부산=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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