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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김건호 기자] 장성우의 날이었다. 장성우가 맹타를 휘두르며 KT 위즈가 2위 자리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장성우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맞대결에 4번 타자 포수로 출전해 5타수 4안타(1홈런) 5타점 1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장성우는 첫 타석부터 맹타를 휘둘렀다. 1회초 1사 1,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나왔다. 1B2S에서 낮게 들어온 브랜든 와델의 132km/h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장성우의 타구는 멀리 뻗어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 115m 홈런이었다.
장성우는 3회말에도 타점을 기록했다. 선두타자 앤서니 알포드가 안타를 치고 나간 뒤 타석에 들어와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알포드가 여유 있게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왔다. 두산에 4-3까지 추격을 당한 상황에서 나온 귀중한 타점이었다.
장성우는 앞선 5회에도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배정대의 안타와 알포드의 1타점 적시 2루타로 6-3이 된 상황이었다. 장성우는 바뀐 투수 최원준을 상대로 우익수 옆으로 밀어 친 타구를 보냈다. 장서웅가 이날 경기 5번째 타점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알포드가 득점하며 7-3이 됐다.
7회초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장성우는 9회초 좌익수 앞 안타를 때리며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KT는 9-5로 앞선 9회말 두산에 3점을 허용했지만, 끝까지 리드를 지키며 5연승을 질주했다.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은 "타선에서 좋은 타격감을 보여준 장성우의 선제 3점 홈런으로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다"며 "이후 실점은 했지만 장성우, 알포드가 추가 타점을 올리며 승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장성우는 "선수들에게 화요일과 어제 '장성우가 4번 타자인데, 어떻게 점수가 많이 나냐'고 농담식으로 이야기했다. 그래도 감독님이 믿고 써주셨다"며 "(박)병호 형이 안 나가서 내가 4번 타자로 나갈 뿐이다. 4번 타자라고 생각 안 하고 그냥 네 번째 타자라고 생각하고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장성우는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8월에 4안타 1홈런 3타점 4득점 타율 0.108 OPS 0.314를 마크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 4안타를 터뜨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장성우는 "최근 나와 (김)상수의 타격감이 안 좋았다. 그전에 다른 선수들이 안 좋을 때는 상수랑 내가 좀 잘해줬고 지금은 다른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 그래서 경기를 계속 이기고 있다. 2주 정도 계속 안 좋았는데, 많이 묻힌 것 같다"며 "또 포지션이 포수다 보니 선발 투수와 함께 점수를 많이 안 주는 것에 좀 더 집중했다. 그래도 좀 안 좋았는데, 오늘 크게 기여할 수 있어서 더 좋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경기를 계기로 살아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 경기는 1회부터 동료들이 기회를 만들어준 덕분에 좀 더 집중했고 타석에 들어가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두 번째 타석, 세 번째 타석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KT(승률 0.554)는 5연승을 질주하며 2위 SSG 랜더스(승률 0.556)와 경기 차 없는 3위가 됐다. 지난 6월 초 승패마진 -14를 기록하고 있던 팀이 승패마진 +11까지 치고 올라온 마법이다.
장성우는 "선수들끼리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고 이야기 한다. 감독님도 꿈 같다고 이야기하신다"며 "우리는 -14일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하루하루 경기에 집중한다. 매일 매일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다 보니 이곳까지 온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욕심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욕심 내는 플레이를 하면 많이 꼬인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도 마찬가지고 감독님도 마찬가지고 스태프들도 그렇고 욕심을 내면 더 안 좋은 결과가 오고 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잠실=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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