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명색이 국가대표팀 포수인데 1군 기록이 전혀 없다. 굴욕적인 상황인가. 아니다. NC의 배려다.
항저우아시안게임 포수는 김형준(24, NC)과 김동헌(19, 키움)이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예상 외로 와일드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2018년 1차 지명에, 박동원(LG)의 선물로 지명한 청소년대표팀 주전 포수 출신 유망주의 가능성을 믿었다.
그런데 김형준은 작년 9월 상무에서 전역한 뒤 1군 기록이 전혀 없다. 올 시즌 2군에서만 23경기에 나갔다. 성적은 78타수 18안타 타율 0.273 4홈런 15타점 8득점 OPS 0.888. 2군 스탯만 보면 1군 콜업을 할 만하지만, 강인권 감독은 주전포수 박세혁의 손목 부상에도 김형준을 부르지 않았다.
강인권 감독은 지난 15일 창원 한화전을 앞두고 “김형준은 퓨처스에서 8~90% 정상 컨디션으로 타격과 수비를 하고 있다. 지금 1군에 콜업해서 스타팅 멤버로 경기를 소화할 수 있을까 싶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경기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김형준은 이미 상무에서 무릎 십자인대 수술을 받았고, 전역 후에는 훈련하다 공을 잘못 밟아 발목까지 다쳤다. 때문에 올해 투손 스프링캠프에도 가지 못했다. 강 감독은 “포수가 1군에서 뛰려면 스프링캠프를 소화해야 했다. 투수와의 호흡, 수비 포메이션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현실적으로 김형준이 재활로 이 과정을 생략했는데 1군에 올려서 정상적으로 쓰기 어렵다는 얘기다. 설령 이 부분을 감안하고 1군에서 쓴다고 해도 매일 주전으로 나가지도 못한다. 박세혁이 없어도 1군 안방에는 안중열과 박대온이 있다.
그럴 바에는 1개월 앞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실전 감각 및 경기력 유지 차원에서 퓨처스리그에 계속 나가는 게 낫다는 얘기다. 어떻게 보면 NC의 배려다. 결국 김형준이 올 시즌 1군에 올라올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2군에서만 뛰고 국가대표로 가는, 진풍경이 벌어질 전망이다. 강 감독은 “확대엔트리 때 상황을 보며 결정하겠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김형준은 아시안게임 때 주전 입성을 무난히 할 수 있을까. 장담할 수 없다. 고졸 1년차인데 예상을 뒤엎고 개막엔트리에 가세한 뒤 꾸준히 1군에서 주전과 백업을 오가는 ‘무서운 신인’ 김동헌이 만만치 않다.
김동헌은 올 시즌 81경기서 173타수 45안타 타율 0.260 1홈런 15타점 20득점 OPS 0.667이다. 최근 10경기 타율 0.357로 펄펄 난다. 꾸준히 경기에 나가면서 1군 투수들의 공에 제법 대응을 잘 한다. 이지영의 부상으로 최근에는 주전이 됐다.
수비, 경기운영도 신인같지 않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17일 광주 KIA전서 장재영이 선발 등판하자 움직이지 않고 가운데에서 미트만 벌리고 앉아있는 모습이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의 시야에 걸려들었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당시 “김동헌이 신인답지 않게 참 잘 한다. 제구가 좋지 않은 장재영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어쩌면 1개월 뒤 항저우에서 한국 안방마님 세대교체를 확인할 수도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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