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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첼시의 윙어 미하일로 무드리크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8700만 파운드(1472억)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첼시 유니폼을 입은 무드리크. '우크라이나의 미래'라고 불리며 큰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최악의 모습을 보였고, 그는 첼시 팬들에게 가장 많은 비판을 받은 선수가 됐다. 1골도 넣지 못했다.
이런 흐름은 올 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첼시는 1라운드에서 리버풀과 1-1 무승부, 2라운드에서 웨스트햄에 1-3으로 졌다. 무드리크는 주전 경쟁에서도 완전히 밀렸다. 1라운드에서는 후반 36분 교체 투입됐고, 2라운드에서는 후반 1분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골은 없었다.
답답한 마음을 덜고 싶었을까. 복잡한 심경을 풀고 싶었을까. 무드리크는 웨스트햄전이 끝난 후 런던 시내로 드라이브를 나갔다. 보라색 자동차를 끌고.
창문을 반쯤 내리고 드라이브를 하고 있을 때,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아스널 팬들이었다. 아스널 팬들은 우연히 마주친 무드리크를 그냥 보낼 수 없었다.
아스널과 무드리크는 '악연'이 있기 때문이다. 첼시보다 먼저 무드리크를 사랑한 쪽은 아스널이었다. 무드리크는 아스널과 강하게 연결됐고, 아스널 팬들은 무드리크 영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런데 첼시가 중간에 끼어들어 채갔다. 돈을 더 많이 주겠다며 유혹했고, 무드리크는 결국 넘어갔다. 이에 아스널 팬들은 배신당했다며 분노했다. 이 배신감은 영원히 간다. 특히 런던 라이벌에 빼앗긴 배신감은 한 여름에 서리가 내릴 정도.
아스널 팬들은 무드리크와 마주치자, 이 감정을 심장 속에서 꺼냈다. 앞서 언급했듯이 무드리크는 지금 힘든 시기다. 동정? 위로? 아니다. 그들답지 않다. 이때가 오히려 더욱 강하게 조롱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라 생각하는 그들이다. 상대가 아플수록 더욱 아프게 괴롭히는 게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
아스널 팬들은 이렇게 외치며 무드리크를 자극했다.
"브로, 너의 꿈의 팀은 아스널! 네가 아스널에서 뛰었다면 EPL에서 우승했을 거야!"
무드리크의 반응은? 그는 아무 말 없이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떠났다.
[최용재의 매일밤 12시]는 깊은 밤, 잠 못 이루는 축구 팬들을 위해 준비한 잔잔한 칼럼입니다. 머리 아프고, 복잡하고, 진지한 내용은 없습니다. 가볍거나, 웃기거나, 감동적이거나, 때로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잡담까지, 자기 전 편안하게 시간 때울 수 있는 축구 이야기입니다. 매일밤 12시에 찾아갑니다.
[미하일로 무드리크.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데일리 스타]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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