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대호의 말처럼 자신감을 회복한 정보근은 '4할 타자'가 됐다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팀 타선이 침묵하며 연패에 빠진 롯데의 분위기가 많이 처져있다. 경기 시작 전 훈련에서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다들 차분한 모습으로 타격 훈련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정보근(24)은 조금 다르다. 베테랑들도 그에게 다가가 "오늘 잘 부탁해"라며 부탁한다. 동료들의 칭찬을 받는 정보근은 수줍은 미소를 보이며 힘차게 배트를 돌린다.
2018년 2차 9라운드 전체 8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정보근은 1군 통산 타율이 0.175로 전형적인 수비형 포수였다. 4년 동안 382타수 67안타로 출전 기회조차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포텐이 폭발했다. 롯데는 지난겨울 FA(자유계약선수) 포수 유강남을 80억 원에 영입했다. 유강남의 가세로 정보근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시즌 초까지 그는 상동에서 야구했다. 그런던 중 유강남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지난 7월 1일 콜업됐다.
그렇게 출전 기회를 잡은 정보근이었다. 사실 롯데는 정보근에게 공격을 기대한 건 아니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리가 지금까지 알던 정보근이 아니었다. 그는 매번 타석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타율 0.400(65타수 26안타) 1홈런 13타점 11득점 12볼넷 출루율 0.487 OPS 1.056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45경기 출전에 불가해 표본이 적긴 하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건 그의 가세로 롯데 타선에 힘이 붙었다는 것이다. 정보근은 지난주에도 타율 0.538 맹타를 휘두르며 80억 FA 유강남을 제치고 선발 출전하는 경기가 많아졌다.
정보근의 활약으로 롯데는 지난주 홈에서 당시 2위 SSG를 상대로 스윕을 거두며 4연승을 내달렸다. 상승세를 타며 가을야구 진출 희망에 부풀었지만 키움과의 주말 3연전에 충격의 스윕패를 당하며 기세가 꺾였다. 그리고 25일 KT와의 경기까지 내주며 5연패에 빠졌다. 연패에 빠진 롯데는 시즌 50승 56패로 7위에 머무르며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두산과 4.5게임 차로 벌어졌다.
힘차게 티 배팅을 하는 정보근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최근 두 경기를 보면 선발투수 반즈와 윌커슨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하며 제 몫을 했다. 반즈는 6이닝 5피안타 5탈삼진 3실점, 윌커슨은 7이닝 6피안타 8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지만, 패전의 멍에를 썼다.
타선이 문제였다. 특히 찬스 때마다 침묵하는 방망이에 롯데 더그아웃에서는 아쉬운 탄식이 계속해서 터져 나왔다.
최근 물오른 타격으로 4할대 타율을 기록 중인 정보근마저도 침묵했다. 정보근은 지난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포수 마스크를 썼지만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정보근이 출루하지 못한 건 지난 8일 키움전 이후 16일 만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보근은 4할 타자에서 3할, 2할 타자로 내려갈 수 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지난해보다 잘 치는 타자라는 것이다. 올 시즌 그의 타구 속도를 보면 그의 타격 능력이 얼마나 향상되었는지 알 수 있다. 지난해까지 정보근의 평균 타구 속도는 121.1km였다. 하지만 올 시즌은 132.7km로 11km가 빨라졌다. 배트 중심에 맞추는 타구가 많아졌고 그만큼 강한 타구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대호가 정보근에 보낸 메시지 / 롯데 자이언츠
정보근은 최근 물오른 방망이로 미소가 끊이지 않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지난해 이대호는 은퇴를 앞두고 정보근에게 "맞추는 능력이 있다. 충분히 좋은 타자가 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라며 "떨어진 자신감 회복이 너의 인생을 좌우할 거야"라고 조언했다. 이대호의 말처럼 자신감을 회복한 정보근은 4할대 타율로 새로운 야구를 하고 있다.
이제 그는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에 힘을 보태려 한다. 자신의 위기감이 촉매가 되어 눈부시게 성장한 정보근은 지난겨울 흘린 많은 땀방울의 결실을 가을야구 진출로 보상받고 싶어 한다.
[최근 물오른 방망이로 타율 0.400을 기록 중인 정보근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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