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子 사건' 녹음 파일, 전부 공개된다…증거 인정될까 [MD이슈]

4차 공판에서 녹음파일 전체 재생
檢 공소장엔 '밉상', '싫어죽겠어' 발언 담겨
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 위반 논란
임태희 교육감, 녹음파일 증거능력 없다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웹툰작가 주호민 부부가 아동학대 혐의로 특수교사 A씨를 신고하며 증거로 제출한 녹음파일이 법정에서 전체 재생된다.

28일 수원지방법원 형사 9단독(곽용헌 판사)에서 특수교사 A씨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 3차 공판이 열렸다.

공판의 주요 쟁점은 A씨가 주호민의 아들 B군에게 한 발언이 담긴 녹음파일이었다. 해당 녹음파일은 주호민 부부가 B군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A씨 몰래 수업 내용을 녹취한 것이다. 수업 중 녹음 분량만 2시간 30분가량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진짜 밉상이네,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 거야.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발언했다.

그러나 A씨 몰래 녹음된 것인 만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논란이 이어졌다. 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한 사람이나 이를 누설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 17일 '증거능력 및 재판진행관련 의견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의견서에 이미 피고인 측에서 증거 능력을 동의했고,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면 실체적 진실 규명에 어려움이 있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공판에서 A씨의 변호인은 "당시 교실 전체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녹음 파일 일부만 재생할 것이 아닌 연속적으로 들어봐야 한다"며 강조했다.

이어 "검찰 측은 비공개 검증을 해야 한다지만, 이미 공소장 내용이 알려져 추가 가해 우려가 없다"며 "공개적으로 검증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곽 판사는 "필요한 부분만 골라 1∼2분 정도 들을 생각은 없다"며 "지난 기일에 내용이 방대해 다 재생하지 못했는데 녹취록만으로는 안되고 말하는 뉘앙스나 전후 사정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원본 또는 변호인이 동의한다면 검찰이 음질 개선한 파일로 듣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0월 30일 열리는 4차 공판에서는 녹음파일 재생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경기도교육청에서 선임된 A씨의 변호인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녹음파일 원본에 대해 증거능력이 없다는 입장"이라며 "녹음파일이 증거로 채택되면 향후 교사 직무 수행에 어려움이 예상되므로 신중하게 판단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곽 판사는 "재판부가 지금 증거채택 여부에 대해 확답드리기 어렵다"며 "위법수집 증거로 볼 여지도 있는 것 같고, 증거로 인정될 여지도 있다. 증거능력 판단은 판결을 통해서 하겠다"고 말했다.

임 교육감은 공판이 끝난 뒤 "경기도교육청은 '교사 모르게 녹음된 파일은 증거능력이 없어서 유죄증거로 될 수 없다'라는 입장을 명백히 밝힌다"며 "신뢰가 깨진 학교현장에서 교사는 어떻게 학생들을 지도하고 직무수행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한편 A씨를 신고한 사실이 알려진 뒤 주호민은 2차례에 걸쳐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2일 입장문에서 "아내와 상의하여 상대 선생님에 대해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려 한다"고 전했다.

A씨는 이 일로 직위해제됐으나 경기도교육청의 결정으로 복직됐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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