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정규시즌 우승을 위해 성큼성큼 나아가던 LG 트윈스에 '악재'들이 줄줄이 겹치고 있다. 어쩌면 올 시즌을 치르는 과정에서 맞닥뜨린 가장 큰 위기가 아닐까.
LG는 30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65승 2무 41패 승률 0.613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10개 구단 중 가장 탄탄한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LG는 올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을 유지하는 등 정규시즌 우승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88승만 거두면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최근 흐름이 썩 좋지 않다.
LG는 지난 주말 창원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3연전에서 충격의 '스윕패'를 당했다. 특히 3연전 중 두 번째 경기에서는 경기가 끝나야 할 상황에서 타구가 심판의 발뒤꿈치에 맞는 불운 속에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는 등 3연전을 연달아 패하면서 2위까지 치고 올라온 KT 위즈와 격차가 불과 4.5경기로 좁혀졌다. 1위를 사수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악재까지 겹쳤다. 올해 21경기에 등판해 11승 3패 평균자책점 2.41로 활약하고 있던 '에이스' 아담 플럿코가 전열에서 이탈하게 됐다. LG 관계자에 따르면 플럿코는 왼쪽 골반 뼈 타박상을 당했는데, 4~5주 이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뼈가 부러지거나 금이 가는 등의 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이탈이 불가피해졌다.
일단 플럿코의 공백은 김윤식이 메우게 됐다. 김윤식은 지난해 23경기에 등판해 114⅓이닝을 소화하면서 8승 5패 평균자책점 3.31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면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하는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가운데 WBC에 출전해 부진했고, 정규시즌이 시작된 후에도 3승 4패 평균자책점 5.29로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 결과 김윤식은 11경기 만에 2군으로 내려가게 됐다.
2군에서 착실히 몸을 만들어 온 김윤식은 지난 7월 중순부터 마운드에 서기 시작했고, 차근차근 이닝을 늘려가며 1군 콜업을 기다려왔다. 2군에서 성적은 1승 1패 평균자책점 5.52로 썩 만족스럽지 않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을 대비해 준비를 해온 만큼 플럿코를 대신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게 됐다. 하지만 이 자리는 보장된 자리가 아니다.
염경엽 감독은 30일 "(김)윤식이가 잘하면 (선발 로테이션에) 쭉 들어갈 것 같다. 그러나 윤식이가 잘 못한다면 많이 바뀔 것이다. 후보로는 (이)민호도 있고, (강)효종이도, (손)주영이도 있다"며 "윤식이는 경각심보다는 엄청 준비를 시켰다. 더블헤더도 있고, 이런 사태를 대비해서 윤식이를 가장 첫 번째 카드로 준비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여러 후보들이 있지만, 김윤식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셈이다.
사령탑은 "윤식이가 '키'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윤식이가 얼마만큼 선발로서 자기 역할을 해주느냐가 결국 우리가 조금 더 편하게 가느냐, 시즌 초반처럼 중간 투수들을 빨리빨리 투입하면서 빡빡하게 경기를 하느냐다"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9월 1일부터는 '확대엔트리'가 시행되면서 5명의 선수를 추가로 1군에 둘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를 위해 2군에서 뛰어오던 '시범경기 홈런왕' 출신의 송찬의가 최근 갈비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하게 됐다. 물론 다른 자원을 활용하면 되는 부분이지만, 대타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자원이 사라진 것 또한 좋지 않은 일임은 분명하다.
정규시즌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던 중 가장 중요한 시점에 들이닥친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하게 될까. 이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정규시즌이 끝났을 때 미소를 지을지, 울상을 지을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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