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아직 1군 선수 아니다. 멀었다.”
KIA 포수 한준수(24)가 어느덧 2개월 넘게 1군에서 생존(?)한다. 누구도 몰랐던 대반전이다. KIA 김종국 감독조차 “솔직히 별로 기대 안 했다. 올해는 퓨처스에서 경험을 쌓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한준수는 군 복무를 현역으로 마치면서 살을 20kg 넘게 감량, 확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타격에 소질이 있고, 투수리드와 수비 등에서도 비슷한 나이대의 포수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절대적 기준에선 갈 길이 멀지만, 1군 백업으로 꾸준히 버티며 잠재력, 가능성을 입증한다.
김종국 감독은 우연히 김태군이 휴식해야 할 시점에 한준수를 넣었는데, 그 경기 선발투수 윤영철이었다. 1~2차례 결과가 좋았고, 8월엔 윤영철-한준수 배터리가 일종의 공식이 됐다. 김 감독은 경험이 적은 두 사람이 경기준비도 더 꼼꼼하게 하고 대화도 긴밀하게 할 수 있으니 장점이 단점보다 많다고 봤다.
그런 김 감독은 30일 광주 NC전이 비로 취소되자 윤영철-한준수 배터리가 계속 갈 것인지 확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준수가 다른 투수들과도 좋은 호흡을 보여주길 기대했다. 어쩌면 이 조합이 계속되지 않을 수 있다.
윤영철이 8월 4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5.30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윤영철의 최근 고전의 이유가 한준수 탓이라고 볼 순 없다. 단, 기분전환 차원에서 포수를 김태군 등으로 바꿔줄 가능성도 있다. 내달 1일 확대엔트리에 맞춰 포수 한 명이 보강될 수도 있다.
다행히 한준수도 윤영철과의 호흡, 최근 내용이 좋지 않다는 걸 꼼꼼하게 체크하고 있다. 30일 광주 NC전이 취소된 뒤 “영철이와 얘기를 많이 한다. 자신의 공을 믿고 과감히 던졌다면, 최근엔 섬세하게 더 잘 던지려고 하다 보니 그 공의 컨트롤이 잘 안 되는 경향이 있었다. 둘이서 준비는 잘 하고 있다. 그래도 영철이는 내가 덩치가 커서 편하다고(포구 타깃이 커 보임) 한다. 그건 내 장점이라서 괜찮을 것 같다”라고 했다.
한준수에겐 9월이 되면, 또 다른 경쟁의 장이 열릴 수 있다. 23경기서 타율 0.237 1홈런 6타점 7득점. 지난 2개월간 1군에서 체득한 내공을 경쟁력으로 변환해야 한다. 그는 “아직 멀었다. 잘하면 1군에서 계속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아직까지 1군 선수가 되려면 멀었다. 1군 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주로 벤치에서 1군 선배들의 경기를 바라보며 많이 배우고 느낀다. 한준수에게 최형우, 양현종, 나성범 등 특급스타들과의 1군 생활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이다. 한준수는 “매 경기 나가고 싶은데 아직 힘들다. 즐겁기도 하고, 많이 배우고 있다. 경기를 보면서 배우는 게 많다. 힘들어도 이겨내면 내 것이 되니 잘 준비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타격도 중요하지만, 역시 블로킹, 캐칭 등 기본적인 플레이에 가장 신경을 쓴다. 한준수는 “경기 초반이든 후반이든 언제든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시즌 끝까지 쭉 잘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잘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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