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준비를 잘해야 한다.”
KIA가 올 시즌이 기대됐던 건 왼손투수가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하기 때문이다. 좌완왕국이라는 평가는 시즌 막판에 접어든 현 시점에서도 유효하다. 현재 4인 선발(토마스 파노니, 양현종, 이의리, 윤영철) 모두 왼손이다.
불펜에서도 최지민과 이준영이 필승계투조의 핵심이다. 10개 구단 중 왼손투수가 6명이나 주축인 팀은 KIA가 유일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게 전부가 아니다. 1~2군을 오간 김유신 외에도 일찌감치 주목을 받은 왼손투수가 더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김기훈, 잠수함 김대유와 곽도규다. 김기훈은 5월 말에 이어 8월 중순 다시 한번 2군행 통보를 받았다. 김대유는 부진에 이어 컨디션 난조로 잠시 투구를 하지 못했다. 곽도규는 상대적으로 기회를 덜 얻었지만, 유니크한 투구 자세로 관심을 모았다.
김기훈은 올 시즌 내내 투구밸런스가 불안정하다. 28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3.48. 숫자만 보면 괜찮지만, 실질적 팀 공헌도는 높지 않다. 2019년 1차 지명자로서 선발이든 불펜이든 확실하게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시즌이다. 최근 1군 10경기서 평균자책점 2.25로 괜찮았다. 그러나 12이닝 동안 13피안타에 10사사구였다. 피출루가 많다. 벤치로선 불안할 수밖에 없다.
김기훈은 퓨처스리그에서 선발과 중간을 오간다. 김종국 감독은 30일 광주 NC전이 우천취소된 뒤 “퓨처스리그에서 이닝이나 투구수를 많이 가져간다. 선발로 되고 중간도 되고”라면서 “퓨처스리그에서 좀 더 필요한 부분도 있다. 계속 경기에 나가면 바뀔 수도 있지 않겠나. 준비를 잘 해야 하지 않나 싶다. 기회는 있다. 1군 불펜은 경험 많은 선수 위주로 운영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당장 김기훈을 1군에 올릴 생각은 없다는 얘기다.
김대유는 LG 시절 필승계투조의 한 축이었으나 이적 후 첫 시즌에 좋지 않다. 2군에서도 6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공을 던지지 않았다. 그런데 8월 페이스가 좋다. 12경기서 3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0.93이다. 공은 빠르지 않지만, 왼손 사이드암이라는 희소성이 있다.
김 감독은 “대유에 대해서도 계속 보고 받고 있다. 콜업해야 하는 선수인데 조금 더 퓨처스에서 준비를 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당장 1군에 올라오지 못해도, 9월 중으로 1군 등록 가능성은 있다. 기존 불펜이 지치면 플랜B로선 1순위라고 봐야 한다. 한~두 명의 좌타자는 물론, 상황에 따라 1이닝 삭제도 가능한 투수다.
곽도규에 대해선 김 감독의 언급은 없었다. 그러나 퓨처스리그에서 착실히 경험을 쌓는다. 김대유보다 팔 높이는 높은데, 스리쿼터보다 낮다. 매우 독특한 투구 궤적. 특히 투구자세를 잡고 공을 던지기 전에 양 어깨를 두 차례 앞, 뒤로 흔드는 루틴이 매우 인상적이다.
1군에선 잠시 기용됐다가 2군에서 꾸준히 좋은 투구를 한다. 34경기서 6승1패5홀드4세이브 평균자책점 2.67. 당장 1군에 올라오지 못하더라도 장기적으로 1군에서 꼭 한번 테스트해볼 필요가 있는 카드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