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022년만큼 빛나지 않는다? KIA에서의 가치는 여전히 빛난다.
KIA 오른손 외야수 이창진(32)은 2022년 7월 KBO리그 MVP였다. 생애 처음으로 규정타석 3할 타자가 됐다. 꿈만 같았던 2022시즌이 끝나자, 이창진(32, KIA)에게 다시 한번 냉혹한 현실이 다가왔다. 매년 주전으로 뛰는 타자들에겐 쉬워 보이지만, 간단한 일은 절대 아니다.
매년 팀의 내부 환경, 경쟁두도, 역학 관계 등이 달라진다. 이창진은 2022시즌 주전 좌익수였으나 올 시즌엔 익숙한 백업으로 돌아갔다. 이우성의 브레이크아웃 시즌인데다 나성범은 부상으로 58경기만 뛰는 악재가 있었다.
나성범이 없던 전반기에 이우성과 고종욱의 타격이 불을 뿜으면서, 여전히 이창진의 자리는 없었다. 6월 중순부터 최원준, 나성범, 김도영이 차례로 복귀해 완전체 타선을 갖추자 더더욱 타격 기화를 잡기 어려웠다.
그러나 완전체 타선은 2개월만에 사실상 해체됐다. 최형우와 나성범이 차례로 부상으로 시즌 아웃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지명타자 로테이션이 시작됐고, 자연스럽게 이창진의 활용폭이 넓어졌다. 여전히 매 경기 선발 출전하는 건 아니지만, 빈도가 많이 높아졌다.
중요한 건 이창진이 작년보다 타격감 유지가 훨씬 어려운 환경에서 나름대로 존재감을 발휘해왔다는 점이다. 김종국 감독은 이창진의 출루율이 0366으로 괜찮은 걸 십분 활용했다. 대타로 기용될 때, 주루 출루가 필요할 때 중용됐다. 대타 타율도 0.455로 상당히 좋다.
왼손 대타, 찬스에서의 해결이 필요하면 고종욱, 오른손 대타, 출루와 연결이 필요하면 이창진이다. 단, 최형우와 나성범의 시즌 아웃 이후 두 사람이 선발 출전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대타 카드가 약화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91경기서 212타수 58안타 타율 0.274 4홈런 28타점 35득점 9도루 OPS 0.762 득점권타율 0.300. 직년처럼 3할을 못 치지만 득점권에서 강하다. 여전히 타석에서 어깨를 들썩이며 타이밍을 잡고, 강력한 타격을 한다.
또 하나 봐야 할 건 수비다. 기본적으로 이창진의 수비범위가 매우 넓은 것도 아니고, 어깨가 아주 강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외야 수비를 박해민(LG), 김호령(KIA) 정도로 해야 칭찬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이창진은 많은 활동량으로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를 한다. 지난달 28일 창원 KIA전서는 파울 타구를 처리하려다 유격수 박찬호와 충돌했다. 지난달 29일 고척 키움전서는 인조잔디에서 과감하게 엎어지며 추가점을 막았다. 안타 하나보다 이런 플레이가 경기 흐름을 유지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되는 법이다. 유니폼이 늘 더러워지지만 팀 퍼스트 마인드의 상징이다.
그런데 타격 페이스도 좋다. 최형우와 나성범이 동시에 빠진 뒤 25타수 7안타 타율 0.280 2홈런 4타점이다. 심지어 최근 3경기 연속 2안타를 날렸다. 1번 타순에서 살짝 좋지 않다가 하위타선으로 이동하니 잘 터진다. 지난달 30일 인천 KIA전서는 7회 홈런 한방 포함 2안타 1타점 1득점했다. 4회 문승원의 체인지업을 잘 걷어올려 시즌 4호 홈런을 쳤다.
KIA 타선은 완전체가 깨진 뒤 확실히 기복이 있다. 그래서 수비, 주루 등 다른 파트들의 중요성, 백업들의 경기력이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올라갔다. KIA 외야는 좋은 뎁스를 잘 활용하고 있고, 이창진도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3할을 친 2022년만큼 값진 시즌이다.
인천=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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