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생 "두려웠지만 저질러버린 '노량', 이순신 장군 더 추앙하게 됐어요"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노한빈 기자] 배우 이무생이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털어놨다.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노량: 죽음의 바다'의 주역 이무생을 만났다.

김한민 감독의 신작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 영화 '명량'(2014), '한산: 용의 출현'(2022)에 이은 김 감독의 이순신 3부작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이무생은 끝까지 이순신 장군을 제거하기 위해 전략을 펼치는 왜군 선봉장 고니시를 연기했다. 고니시는 필사의 퇴각을 꿈꾸며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노리는 인물. 강렬한 카리스마로 캐릭터를 완성한 이무생은 극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발산한다.

이날 이무생은 '노량: 죽음의 바다'에 대해 "오래 준비하고 한 땀 한 땀 만든 만큼 기대도 됐다"며 "보고 나서는 먹먹해지더라. 오히려 마음이 가라앉는다고 할까. 너무 영광스럽게 작품에 임했지만 기대가 컸고 긴장도 컸는데 어떤 다짐 같은 게 생기는 거다. 이순신 장군을 더 추앙하게 되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건 이순신 장군에 대한 어떤 존경이 더 돈독해졌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니까. 그것을 이순신 장군의 눈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볼 수도 있고 되게 숭고해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왜군을 맡아 특수분장을 하며 이전에 본 적 없는 모습을 보여준 이무생. 그는 "저도 못 알아봤다. 그만큼 분장이 디테일이 살아있다고 느껴진다"며 "눈썹 하나하나까지 더하고 수염도 수북히 하고 또 고니시가 처한 상황에 맞게 가발도 했다"고 돌이켰다.

"그 분장을 받고 거울을 봤는데 못 알아봤어요. 그런데 화면에서 나오는 저는 더 못 알아보겠더라고요. 저 말고 다른 배우들도 '저 배우가 저 배우구나' 하고 못 알아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역할이 또 고니시라고 하더라"라고 당시를 떠올린 그는 "처음에는 내가 왜의 적장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두려움이 앞섰다. 그런데 영광스러운 느낌이 이겼다. 그래서 하겠다고 저질러 버렸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관객으로 보고 싶다고 생각하다가도 영광스러운 자리를 놓치기 싫어서 일단 한다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후폭풍이 오더라"라면서 "거기서 감독님이 말씀해 주신 것 중 힘이 된 게 무서워하지 말고 '이 시나리오에 나와있는 것에만 집중을 하자'였다"고 회고했다.

"그러니까 두려움이 걷혔어요. 제가 필요 이상으로 사족을 생각했던 거예요. 그러고 나서 시나리오를 보니까 한발 한발 내디딜 수 있겠더라고요. 감독님이 잘 잡아주셨기 때문에 항해를 시작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또한 이무생은 이순신을 연기한 김윤석에 대해 "내려놓고 내려놓고 또 내려놨다. 저도 그런 부분에 너무 동감했다"면서 "이순신을 연기해야 하니 얼마나 중암갑이 컸겠냐"고 헤아렸다.

김윤석의 연기를 "내려놓고 내려놓음의 미학"이라고 표현한 그는 "내려놓고 내려놓은 결과물은 오롯이 관객분들이 다 그걸 채울 수 있는 연기하는 사람은 비웠지만 그 비움을 관객들이 채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무생은 "그런 선택을 하시는 김윤석 선배님이 대단하게 느껴진다"며 "표현함에 있어서 어떻게 하면 잘 표현될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순간 그런 건 무의미하다 그런 걸 배운다. 나라를 위해서 (왜군을) 섬멸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감히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음을 비우면서 동시에 동력이 생긴 것 같아요. 김윤석 선배님의 비움은 인간계를 떠난 듯했어요. 결국 이순신 장군님이 된 듯한 느낌, 성웅이 된 느낌이었어요."

한편, '노량: 죽음의 바다'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노한빈 기자 beanhan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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