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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작년에 처음 왔을 때 그 정도 할 줄 몰랐다”라고 했다.
NC 다이노스 포수 박세혁(34)은 지난 8일 창원NC파크에서 신년회를 마치고 위와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개막전 끝나고 20승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했다. 박세혁의 촉은 맞았다. 에릭 페디(31)는 2023시즌 30경기서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으로 KBO리그를 평정했다. MVP, 골든글러브 모두 가져갔다.
실제 2023시즌 뚜껑이 열리기 전에 업계에서 페디가 좋은 투수라는 얘기는 돌았다. 그러나 1년만에 메이저리그로 돌아갈 정도의 임팩트를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은 없었다. 과거 부상 경력으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시즌이 2021년의 133이닝이었다.
그러나 페디에겐 결정적 무기가 있었다. 아직 국내 투수들에겐 대중화되지 않은 스위퍼였다. 페디는 스위퍼를 갈고 닦아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구사했고, 또 다른 주무기 컷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위력도 배가됐다. 체인지업 역시 그립을 바꿔 던졌다는 외신들 보도가 있었다.
박세혁이 처음엔 페디의 진가를 몰랐다가, 개막전(4월1일 대구 삼성전 5이닝 4피안타 6탈삼진 3볼넷 무실점)을 마치고 감이 왔던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날 기록 자체가 압도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을 받는 포수의 촉은, 절대 무시하면 안 된다.
실질적으로 페디의 위력이 처음으로 느껴진 경기는 홈 개막전이던 4월7일 창원 키움전이었다. 그날 안우진과 맞대결해 8이닝 4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압도적 투구를 했다. 이후 시즌 내내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았다.
페디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달러(약 198억원) 계약을 체결, 메이저리그에 돌아갔다. 150km대 초~중반의 패스트볼에 커터, 커브, 체인지업, 스위퍼의 완벽 조화. 시즌 막판 부상으로 포스트시즌서 거의 힘을 보태지 못한 게 옥에 티였지만, 그래도 그가 2023년 최고의 KBO리거라는 건 부정할 수 없었다.
이제 페디는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을 시험 받는다. 메이저리그는 스위퍼가 보편적이라서, 페디 특유의 스위퍼가 통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 미국 언론들은 페디가 KBO리그를 발판삼아 메이저리그에서도 잘할 것이라는 예상을 많이 내놓는다.
박세혁은 “개인적으로 외국인투수 복이 많다. 20승 투수와 세 번째로 해봤다. 페디가 빠진 건 빠진 것이다. 프로는 그것에 따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 새 외국인투수들을 잘 이끌어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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