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체감물가상승률 4% 가까워…긴축 기조 유지”
“부동산 PF 리스크 커져…연착륙 충분히 가능”
고금리 취약 지역 중소기업 위해 자금 9조 지원
11일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한국은행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한국은행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 증대와 높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8연속 동결했다. 부동산 PF 등 대출 부실 위험을 낮추려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하지만, 아직 물가상승률이 3%대를 기록하는 등 높은 수준에 머물러서다.
11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전 9시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본점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제유가, 중동사태 등 해외 리스크가 완화됨에 따라 기준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은 이전보다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섣불리 금리인하에 나설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며 “현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경기 부양 효과보다 부동산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하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6%로 예상했다. 작년 11월 전망치와 동일하다.
작년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 하락 지속 등으로 작년 10월 3.8%에서 12월 3.2%로 하락했다. 국내 물가는 둔화 흐름을 지속하되 그 속도는 누적된 비용압력 파급영향 등으로 완만할 전망이다.
물가와 관련해 이창용 총재는 “물가상승률과 실제 체감물가(생활물가) 상승률에는 차이가 존재해 국민 체감물가 상승률은 4%에 가깝다”며 “때문에 물가상승률이 충분히 낮아져야 하며 이를 위해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전 9시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한국은행
아울러 이창용 총재는 부동산 PF 리스크가 커졌음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리스크가 연착륙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창용 총재는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더 이상 끌고 가기 어려운 부동산 PF 사업장이 나타나고 있지만, 현재 대주단에서 관리해 구조조정 중이다”며 “질서 있게 구조조정이 된다면 한은이 나설 필요 없으며, 추후 한은은 시장 불안이 번지면 안전판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은은 고금리로 고통받는 취약 중소기업을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유보분 9조원을 활용해 중소기업에 대한 한시 특별지원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지원한도는 서울 1조8000억원, 지방 7조2000억원이다. 한은은 올해 2월 1일부터 6개월 간 사전 사전 설정요건(업종, 신용등급 등)에 부합하는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취급실적에 대해 한시적으로 자금을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이창용 총재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현 100% 수준에서 90%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3년 GDP 가계부채 비율은 직전년 대비 3.7%p(포인트) 하락한 100.8%로 전망된다.
이창용 총재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0% 미만으로 천천히 떨어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집값 안정 등 부동산 경기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현주 기자 winter@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