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한 달 내내 지켜볼 수는 없지 않나"
KIA는 28일 "김종국 감독에게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며 "지난 25일 김종국 감독이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27일 김중국 감독과 면담 자리에서 이를 최종 확인했다. 구단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감독으로서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 해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KIA는 지난 2019시즌 7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뒤 구단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인 맷 윌리엄스 감독과 3년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윌리엄스 감독 체제에서도 반등은 없었다. KIA는 2020시즌 6위에 머무른데 이어 2021시즌 또한 9위의 처참한 성적을 남겼다. 이에 KIA는 '원클럽맨'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종국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 지휘봉을 안겼다.
김종국 감독 체제의 KIA는 일단 오랜만에 가을무대 티켓을 손에 넣는데 성공했다. KIA는 2022시즌 70승 1무 73패 승률 0.490으로 정규시즌을 5위로 마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비록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분명한 것은 '가능성'을 봤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은 쉽지가 않았다. 이유는 각종 악재가 겹친 까닭이다.
KIA는 '간판타자' 나성범과 최형우를 비롯해 '특급유망주' 김도영, 박찬호, 최원준 등 그야말로 부상자들이 쏟아져 나왔다. KIA는 여러 악재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면서 2022시즌보다 더 나은 73승 2무 69패 승률 0.514의 성적을 거뒀지만, 5위로 시즌을 마친 두산 베어스와 1경기 차로 뒤진 끝에 결국 6위로 시즌을 마치게 됐다. 아쉬움 속에서 시즌을 마친 KIA는 겨우내 바쁘게 움직였다.
일단 KIA는 지난해 한솥밥을 먹었던 외국인 투수를 모두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뛰었던 윌 크로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이었던 제임스 네일을 영입하며 외국인 원·투 펀치를 구성했다. 게다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집토끼' 김선빈과 3년 총액 30억원, 고종욱과 2년 총액 5억원의 계약을 맺은데 이어 서건창까지 영입하면서 내야 뎁스를 다지며 2024시즌을 준비했다.
전력 구상을 마친 KIA는 오는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캔버라로 떠나 2024시즌을 위한 담금질을 시작할 예정이었는데, 스프링캠프 출국을 이틀 앞둔 가운데 정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3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인 만큼 그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했을 김종국 감독의 직무가 정지된 것이다. 당초 KIA는 구체적인 사안을 밝히지 않았으나, 직무 정지의 사유는 금품 수수혐의 때문이었다.
마치 지난해의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KIA는 지난해 정규시즌 개막 직전 장정석 전 단장이 '뒷돈' 의혹에 휩싸였다. 지금은 LG 트윈스에 소속된 박동원과 KIA가 연장계약을 논의하던 과정에서 장정석 전 단장이 박동원에게 '뒷돈'을 요구했던 것이다. 이는 당시 박동원에 의해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고, 야구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아직까지 김종국 감독이 어떠한 사안에 연루돼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지 등에 대한 것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최근 알려진 독립리그와 관련된 사안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김종국 감독이 지난 25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를 김종국 감독은 구단에 보고하지 않았고, KIA는 제보를 통해 김종국 감독이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는 것이다.
KIA 관계자는 "일단 독립리그 선수의 프로 구단 육성선수 입단 비리와는 무관하다. 김종국 감독이 구단 면담에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부인을 했다. 지금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부분은 다른 것이다.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종국 감독은 구단과 면담 과정에서 결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는 점을 구단에 먼저 알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문부호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 이에 KIA는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김종국 감독이 정상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가 없다고 판단해 직무정지를 결정했다. 일단 KIA는 진갑용 수석코치 체제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김종국 감독의 거취는 어떻게 될까. 일단 KIA가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김종국 감독의 금품 수수 혐의가 사실일 수도,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품 수수가 사실일 경우 '경질' 또는 '자진사퇴'가 불가피하지만, 금품을 수수 받지 않은 것이 확실하다면 2024시즌 KIA의 지휘봉을 잡고 감독직을 이어가는 것에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두 가지 가능성을 놓고 빠르게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KIA 관계자는 "김종국 감독의 거취에 대해서는 최대한 신속하게 결정을 해야 한다. 만약 검찰의 수사가 한 달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면, 한 달 내내 이를 지켜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게 될 경우엔 어떤 방법으로든 액션을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국 감독의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곤란한 상황에 놓인 KIA가 어떠한 결정을 내리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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