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최병진 기자]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감독 선임에 대해 ‘오해’라고 설명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 축구회관에서 10시부터 축구협회 주요 임원진을 소집해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고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전력강화위원회를 통해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해당 소식을 접한 정몽규 회장은 다음날 임원진을 소집해 마무리 회의를 진행하며 최종적으로 감독 교체를 결정했다.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운영과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대표팀 감독에게 원하는 지도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 감독으로서의 경쟁력과 정서가 국민들에게 미치지 못했고 개선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감독 교체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 부임부터 우려가 됐던 모든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한 상황이다. 전술적인 능력 부재와 함께 외유 논란, 책임감 부족 그리고 선수단 장악 실패까지. 축구 팬들이 분노하는 상황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무능’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고 결국 경질 엔딩을 맞이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게티이미지코리아
하지만 축구 팬들의 비판은 클린스만 감독으로만 그치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한 대한축구협회와 총책임자인 정몽규 회장도 화살의 대상이었다. 축구회관 앞에서는 정몽규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까지 진행이 됐다.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교체 소식을 전하면서 “아시안컵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으로 팬들과 국민께 실망을 드려 송구스럽다. 수장으로서 저와 축구협회에 가해지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죄드린다. 빠르게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와 위원장을 선임해 후임 선임 과정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당장의 ‘사퇴’ 움직임은 없다는 의미다.
동시에 사퇴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연임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2018년 축구협회 총회 때 회장 임기를 4연임 제한을 제안했다. 당시 대한체육회와 문체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이것이 답변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두루뭉술하게 대답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러면서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과 이전 감독이 파울루 벤투 감독의 선임 과정이 다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 마이클 뮐러를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선임하며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해 새 감독을 모색했다. 하지만 뮐러 위원장은 당시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과 방향성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당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고 이전에 방문한 경험이 있다”는 황당한 답변만 반복했다.
명확한 축구 스타일을 반영해 감독을 선임한 벤투 감독 시절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었고 그 결과가 아시안컵에서 나타났다.
파울루 벤투 감독/게티이미지코리아
하지만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여러 오해가 있다. 벤투 감독 선임 때와 마찬가지로 같은 프로세스를 진행했다. 벤투 감독의 경우에도 1순위 후보와 2순위 후보가 답을 미루면서 다른 후보를 선임했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때도 61명에서 23명으로 좁혀졌고 최종적으로는 뮐러 위원장이 5명을 정했다. 후보들을 모두 인터뷰했고 1, 2순위가 면접을 진행한 뒤 최종적으로 클린스만이 선임됐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정몽규 회장이 말한 프로세스는 모든 팀이 감독을 선임할 때 당연하게 거치는 ‘후보 추리기 과정’이다. 어느 팀도 단 한 명의 감독만 선택해서 접촉하지 않는다. 본질은 ‘어떤 방향성과 구조를 통해 선임됐는가’인데 여전히 자신의 책임을 피하는 모습에 불과한 답변이다.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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