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선발투수 5명이 144경기를 모두 책임진다? 가장 이상적이지만, 말 그대로 이상이다. 현실과 거리가 있다.
어느 팀이든 장기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수많은 변수와 부딪힌다. 선발투수들의 경우 시즌 초반 페이스를 빨리 끌어올리지 못하는 케이스, 예상보다 부진한 케이스, 부상으로 아예 개점휴업 하는 케이스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올 시즌의 경우 3월과 7~8월 혹서기를 제외하고 금요일과 토요일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 토요일과 일요일에 더블헤더를 갖는다. 때문에 수시로 6선발이 필요하다. 본래 구단들은 예비 선발을 3명 안팎으로 준비하는데, 올 시즌의 경우 그 3명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
KIA 타이거즈는 구위형 에이스 윌 크로우와 다양한 구종을 갖춘 제임스 네일이 성공하면, 전체적인 선발진의 짜임새와 무게감이 리그 최상위권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양현종, 이의리, 윤영철로 이어지는 토종 3인방의 위력이 리그 최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이 144경기 전부 책임지기 어렵고, 정재훈, 이동걸 투수코치는 6선발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 시점에서 6선발 1순위 투수들이 18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볼파크에서 열린 자체 연습경기에 나란히 선발 등판했다.
황동하(22)는 블랙 선발투수로 등판, 2이닝 2피안타 3사사구 3실점했다. 장민기(23)는 레드 선발투수로 등판, 2이닝 1탈삼진 2사사구 무실점했다. 긍정적인 면과 과제 모두 확인한 경기였다. 우선 황동하는 시애틀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에 다녀온 뒤 구속도 조금 올랐고, 스위퍼를 장착해 준비하고 있다.
KIA가 제공한 구속, 구종 정보에 따르면 스위퍼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슬라이더에 스위퍼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황동하는 드라이브라인에서 각종 데이터를 뽑아본 결과 자신에게 맞는 스위퍼 그립을 찾았다며, 집중 연마하고 있다.
구속은 143km까지 나왔다. 평범하지만 황동하의 구속이 본래 140km대 초반인 걸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이미 143km까지 나온 건 분명 고무적이다. 페이스를 올리면 145km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투구 템포가 빨리 피치클락 시대에 최적화된 투수. 역시 일관성이 관건이다. 3사사구 속에 고민이 있을 듯하다. 1회 연속 볼넷 이후 안타를 맞고 실점했다. 가장 경계해야 할 패턴. 커브, 포크볼을 섞었다.
좌완 장민기의 경우, 불펜투구를 하고 정재훈, 이동걸 코치와의 피드백 시간이 끝난 뒤에도 한참 동안 불펜에 남아 투구 자세를 취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훈련보조요원과 한참동안 중심이동에 대해 토론했는데, 멀리서 지켜보던 또 다른 KIA 관계자가 흐뭇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투구에 힘이 좀 더 붙어야 한다는 정재훈 코치의 진단이 있었다. 패스트볼 최고 141km였고,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섞었다. 역시 볼넷이 고민이다. 그래도 1회 시작하자마자 연속볼넷을 내준 뒤 고종욱을 삼진,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병살타 처리한 게 하이라이트였다. 어쨌든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듯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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