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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배우 나문희가 사별한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60년 연기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룸'에서는 나문희가 출연해 영화 '소풍'을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7일 개봉한 영화 '소풍'은 절친이자 사돈 지간인 두 친구가 60년 만에 함께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16살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한국 독립∙예술극영화가 20만 명 관객을 넘은 것은 2019년 '항거: 유관순 이야기' 이후 '소풍'이 유일하다.
특히 '소풍'은 나문희의 팬이 나문희를 생각하며 쓴 이야기를 매니저의 부인이 각색을 해 영화화된 작품. 이에 대해 나문희는 "나에 대해 얼마나 잘 알겠나. 그래서 부인하고 둘이 으쌰으쌰 하면서 많이 썼을 것 같으냐. 나에 대한 것을 많이 표현해 줘서 아주 가깝게 연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극 중 절친이자 사돈지간으로 호흡을 맞춘 배우 김영옥에 대해서는 "난 이제 김영옥 씨하고는 평생 정말 으쌰으쌰 하면서 애틋한 전투를 한 사이다. 항상 김영옥 씨가 옆에 있으면 편하고 또 서로 필요한 말을 한다"며 "이건 케미가 정말 중요한 역할이었다. 나는 김영옥 씨 아니면 안 한다 그랬다. 김영옥 씨가 처음에는 안 한다 그랬는데 그다음에는 자기가 더 적극적으로 했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가 60년 넘게 살았는데 한 번도 싸운 적은 없다. 둘이 다 깍쟁이라 '아, 여기까지 갈 때는 잠깐 쉬어야겠다' 그러고 쉰다. 김영옥 씨가 항상 학구적이다. 대본, 신문, 방송을 많이 보는 학구적인 사람이라 좋은 말도 많이 해준다. 나한테 또 필요한 친구"라고 덧붙였다.
이에 강지영 앵커가 "선생님도 항상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시고 학구적이지 않으시냐"라며 말하자 나문희는 "난 한 구적은 아니다. 우리 영감은 많이 만들어놨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사별한 남편에 대해 "영어 선생님이었는데 너무 잔소리를 해서 평소에는 참 싫었는데 없어지니까 너무 허전하다. 싫어한 만큼 허전하다"며 "'여보, 내일 내가 가니까 우리 같이 산보 가자' 그랬는데 그 하루를 못 참고 길에 나가서 운동하다 쓰러졌다. 그래서 뇌 수술을 하고 그다음부터는 이제 그렇게 됐다"라고 추억했다.
나문희는 '소풍' 속 연기가 자신의 실제 모습과 맞닿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가장 공감한 장면을 묻자 "김영옥 씨하고 둘이 목욕하는 장면이 있다. 서로 늙어갈수록 친구가 없다. 정말 친구를 어디 가서 사귀겠나. 나하고 같이 일하고 끝나는 일이 있는 친구도 없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그런데 거기서는 정말 친해서 목욕까지 내가 씻겨줄 수 있다는 친구가 있다는 게 그때 정말 절실하게 너무 좋았다. 그 신을 했는데 역시 보니까 좋았다"며 "또 둘이 아파서 쩔쩔매는 신이 있는데 지금 해도 그거 이상은 안 나올 것 같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4050 세대가 '소풍'에 대해 느끼는 게 많을 것이라고 했던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늙으면서 서로 그 늙음에 대해서 준비를 해야 되는 것 같다. 내가 이만큼 사니까 세월이 얼마나 빨리 가는지 모른다. 그러니까 4050 세대도 이런 걸 봐서 부모한테 잘하고 자기네들도 준비를 했으면 한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961년 MBC 라디오 공채 성우 1기로 데뷔한 나문희는 벌써 60년 넘게 연기를 해오고 있다. 그런 나문희에게 연기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그는 "처음 시작할 때는 배고픔으로 시작을 했는데 하다 보니 그 상황에 옷을 입고 표현을 하고 이러는 게 너무 재밌다"며 미소 지었다.
이를 들은 강지영 앵커는 "'난 아직까지도 철없이 내가 언제까지나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게 사실 선생님이 연기를 대하는 모습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나문희는 "지금도 똑같다. 아직도 미숙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것도 있고 하나도 변한 게 없다. 변하지 말다 죽었으면 좋겠다"며 "정말 소풍 가듯이 그렇게 인생이 끝나면 좋겠다. 인생이란 부단히 나하고 싸워야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화답했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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