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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주 기자] MZ세대에서 사투리 유행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작품 속 배우들의 사투리 연기 뿐 아니라 사투리를 이용한 유튜브 콘텐츠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콘텐츠 속 사투리도 더욱 세밀하고 현실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 방영한 드라마 ENA '모래에도 꽃이 핀다', 쿠팡플레이 '소년시대', JTBC '웰컴투 삼달리', 디즈니 플러스 '킬러들의 쇼핑몰'은 모두 지역 특유의 방언을 정확하게 구현해내며 화제가 됐다. 어색한 경상도 사투리만 읊던 풍조에서 벗어난 것이다. 이 작품들은 충청도, 전라도, 심지어 제주도 사투리까지 캐릭터와 대사에 녹여내며 시청자들에게 환영받았다.
'모래에도 꽃이 핀다'는 경상남도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그간 경상도 사투리는 다양한 콘텐츠에서 사용됐지만, 이 작품은 '경상남도'라는 특정된 지역을 배경으로 설정해 리얼리티를 살렸다. 촬영 직후 인터뷰에서 장동윤이 "원래 (나는) 경북 사투리를 썼는데, 경남 사투리를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되새길 정도. 덕분에 작품은 경상도 특유의 문화와 정서를 잘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소년시대'는 미디어에서 자주 다루지 않았던 충청도 사투리를 작품에 녹여내며 입소문을 탔다. 부산 출신인 배우 임시완은 '소년시대'에서 보여준 충청도 사투리를 완벽하게 구사하기 위해 충청도에 며칠간 머물며 사투리를 익혔다고. 이외에도 '웰컴투 삼달리'와 '킬러들의 쇼핑몰'은 캐릭터 설정에 따라 사투리 억양의 강도까지 조절하며 작품의 설득력을 더했다.
그런가 하면 작품 몰입을 방해하는 어색한 사투리가 콘텐츠로 발전한 사례도 있다. 바로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의 이기광이다. 그의 사투리 연기 영상이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퍼지며 화제가 됐고, 이에 대항한 '사투리 1타 강사'가 등장해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유튜브 채널 '하말넘많'의 운영자 강민지는 최근 '미디어 사투리 잡으러 왔어예'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하며 '일일 사투리 강사'로 나섰다. 영상을 통해 그는 미디어에서 오용되고 있는 사투리 사례를 짚어내고 '내 남편과 결혼해줘' 속 이기광의 대사를 다시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구독자들의 공감을 얻은 이 영상은 공개되자마자 각각 조회수 150만 회를 훌쩍 넘기는가 하면, 코미디언 이은지,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 가수 이석훈 등 스타들의 극찬을 받으며 새로운 사투리 열풍을 이끌어냈다.
이밖에도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서는 '경상도 호소인'이라는 캐릭터를 내세워 엉터리 사투리를 통해 웃음을 유발했다. '경상도 호소인'으로 불리는 이용주는 엉망인 사투리를 구사하지만, 울산 출신 김민수와 함께 부산, 경주, 포항 등을 방문해 현지인들과 소통하며 새로운 케미스트리를 그려낸다. 이처럼 미디어에서 잘못 사용되고 있는 콘텐츠가 오히려 새로운 문화로 떠오르는 현상에 대해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미디어에서 오용되는 사투리에 반감을 가진 젊은 세대가 새로운 콘텐츠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예주 기자 yeju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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