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만 가오슝의 새벽을 깨우는 남자다.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타자 로니 도슨(29)은 메이저리그에서 단 4경기에 출전, 8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요즘 KBO리그에 입성하는 외국인선수들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대부분 커리어를 마이너리그와 독립리그에서 보냈다.
키움이 그런 도슨을 부상으로 퇴단한 에디슨 러셀의 대체 외국인타자로 영입하자 기대하는 시선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키움은 그럴 때 소소한 중박(?)을 잘 치는 팀이다. 도슨은 지난해 57경기서 229타수 77안타 타율 0.336 3홈런 29타점 37득점 9도루 OPS 0.852 득점권타율 0.279로 맹활약했다.
표본이 적긴 했지만, 내부의 평가는 인상적이었다. 고형욱 단장은 “한국에서 풀타임을 뛰면 20홈런도 가능하다”라고 했다. 홍원기 감독은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이 확실하다”라고 했다. 아무리 57경기라고 해도 낯선 리그에서 3할3푼대 고타율을 찍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도슨은 덕아웃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야구가 잘 풀려서 텐션이 올라갔을 수는 있다. 그러나 본래 성격이 쾌활하고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고 한다. 키움은 지난시즌 지는 경기가 많았지만, 도슨 덕분에 축 터진 분위기를 털어내고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
잘 치는 타자 한 명이 아쉬운 키움으로선 도슨과의 재계약은 당연한 수순. 연봉이 단돈 8만5000달러에서 60만달러로 수직상승 했다. 그런 도슨은 애리조나 스코츠데일, 대만 가오슝으로 이어진 스프링캠프서 충실히 컨디션을 올린다.
도슨은 25일(이하 한국시각) 대만 핑둥 CTBC 파크에서 열린 중신브라더스와의 스프링캠프 두 번째 연습경기서 2번 좌익수로 선발출전, 0-0이던 1회초에 중월 솔로아치를 가동했다. 홍원기 감독은 중신과의 두 차례 연습경기 모두 도슨을 2번 좌익수로 썼다. 컨택이 좋은 도슨이 김혜성과 이주형 사이에서 시너지를 내달라는 주문이었다.
결과적으로 도슨은 시즌 준비가 원활하다는 걸 홈런 한 방으로 확실하게 보여줬다. 이 경기를 생중계한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의 캐스터는 “도슨이 훈련이 있든 없든 매일 새벽 6시에 나와서 운동을 한다. 루틴을 지키고 감각을 끌어올린다”라고 했다. 도슨의 성실성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도슨은 구단을 통해 “예상치 못한 홈런이었다. 내게도 즐거운 충격이었다. 투수가 좋은 공을 던졌는데 거기에 맞춰 좋은 스윙을 해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이런 결과가 하나씩 나오면서 오프시즌때 준비했던 것에 대한 확신을 얻고 있다. ‘내가 제대로 하고 있구나’라는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타석이었다. 남은 기간동안 준비를 잘 해 정규시즌까지 이어가고 싶다”라고 했다.
빌드업 과정이다. 중요한 건 3월23일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개막전이다. 도슨은 “지금은 시즌을 앞두고 한 계단씩 올라가고 있는 과정이다. 굳이 비유를 하면 아기가 기어 다니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남은 연습경기서 더 많이 타석에 들어서서 실전감각을 끌어올리고 싶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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