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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애리조나 팩터가 작용한 것 같다.”
오타니 쇼헤이(30, LA 다저스)가 사람들을 두 번 놀라게 했다. 우선 비공식 데뷔전부터 홈런을 터트리며 올해도 여전한 센세이션 행보를 예고했고, 또 한번은 7억달러라는 천문학적 계약으로 LA 다저스로 옮긴 뒤에도 특유의 겸손함은 여전하다는 점이다.
오타니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랜치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 시범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이름값을 해냈다.
작년 9월 토미 존 서저리 이후 재활했고, 첫 실전이었다. 이도류를 일시 중단하는 시즌이지만, 타석에서의 생산력은 여전할 것임을 암시한 한 방이었다. 1-4로 뒤진 5회말 2사 1루서 우완 저스틴 앤더슨의 한가운데에서 약간 몸쪽으로 들어온 공을 부드럽게 퍼올려 좌측 담장을 살짝 넘겼다.
이날 경기는 스탯캐스트에 데이터가 잡히지 않아 비거리와 발사각, 타구속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어쨌든 좌타자가 몸쪽으로 약간 말려들어온 공을 퍼올려 좌측으로 홈런을 만들어내는 건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다. 타구가 대단히 높게 떴다. 오타니의 파워와 기술이 세계최고라는 점을 다시 한번 증명한 순간이었다.
오타니는 MLB.com에 “분명히 타석에 들어서니 느낌이 좋았다. 기분이 좋았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면서 “처음에는 너무 높게 쳤나 싶었다. 아마 애리조나 팩터가 작용한 것 같다”라고 했다. 카멜백랜치 특유의 외야로 부는 습한 바람의 덕을 봤다는 겸손이었다.
이처럼 오타니의 복귀 준비는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MLB.com에 따르면 오타니는 비상시국에 대비, 외야 글러브를 갖고 다닌다. 여차하면 외야 수비를 소화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그런 일은 일어날 것 같지 않다. 외야 뎁스는 충분하다. 오타니가 지명타자를 할 수 있도록 로스터를 짰다”라고 했다. 이 역시 팀을 위한 오타니의 마음이다.
로버츠 감독도 고무됐다. “다저스에서 첫 경기를 치렀는데 홈런이 나왔다. 앞으로 더 많은 경기서 좋은 느낌을 받을 것 같다. 오타니도 이날 경기를 돌아보며 “분명히 큰 첫걸음이었다. 가장 중요한 건 경기를 무사히 마쳤다는 점”이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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