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미야자키(일본) 박승환 기자] "실력은 크게 의심하지 않는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2022년 창단 첫 9위라는 아쉬운 결과를 남긴 뒤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갔다. KBO리그 최초로 두산을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무대로 이끌었던 김태형 감독의 계약이 만료된 후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에게 새롭게 지휘봉을 안겼다. 두산은 성적을 물론 리빌딩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목표로 내세웠고, 2023년 절반의 성공을 맛봤다. 74승 2무 68패로 다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것.
가을 무대를 밟을 수 있었지만,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이승엽 감독은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200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통해 영입한 '국가대표 유격수' 김재호의 후계자를 찾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그리고 안재석, 이유찬, 김재호가 스프링캠프를 비롯해 시범경기 등을 통해 '주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세 선수 모두 시즌 초반부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김재호 이후 무려 17년 만에 1차 지명에서 '야수'를 선택할 만큼 기대를 모았던 안재석은 27경기에 출전해 12안타 타율 0.188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리고 베테랑 김재호 또한 4월 한 달 동안 타율이 0.167에 불과했다. 그나마 이유찬이 가장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회를 얻었지만, 이 자리를 끝까지 지켜내지 못했고, 결국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처럼 김재호가 조금씩 페이스를 끌어올리기 시작하더니 91경기에 출전해 70안타 타율 0.283 OPS 0.748로 활약, 주전 유격수로 한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올해 두산의 유격수 자리에는 다시 한번 지각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현재 주전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는 안재석, 이유찬, 김재호도 아닌, 바로 박준영이다. 박준영은 지난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NC 다이노스의 1차 지명을 받았고, 2023시즌에 앞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NC로 이적한 박세혁의 보상선수로 두산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두산 유니폼을 입은 초반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다.
박준영은 부상으로 인해 7월에서야 1군의 부름을 받았는데, 9안타 1홈런 타율 0.333으로 펄펄 날았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조금씩 출전 기회를 늘려가기 시작했는데, 조금씩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하는 등 지난해 51경기에 출전해 29안타 4홈런 타율 0.228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지난 1월 호주 스프링캠프 출국에 앞서 박준영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는 등 매우 큰 기대감을 품고 있다.
사령탑은 "지난해 유격수는 김재호, 이유찬, 안재석으로 시작을 했지만, 시즌 마지막에는 (김)재호와 박준영이 유격수를 맡았다. 유격수는 내야의 사령관으로 불릴 정도로 매우 중요한 포지션이다. 김재호도 있지만, 올해는 박준영에게 기대를 많이 해보려고 한다. 박준영이 캠프에서 부상 없이, 지난해 보여줬던 경기력을 펼칠 수 있다면, 경기에 많이 나갈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준영은 지난 17일 청백전에서 백팀의 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 24일 소프트뱅크 호크스 2군과 맞대결에서는 경기 중반부터 투입돼 2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25일 소프트뱅크 1군전에서도 2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 전날(27일) 열린 세이부 라이온스 1군을 상대로도 3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이번 캠프 기간 동안 4안타 4타점 1득점 2볼넷 타율 0.364를 기록할 정도로 페이스가 좋은 편이다. 현재로서는 개막전 두산의 유격수를 맡을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변수가 있다. 바로 부상이다.
박준영은 입단 이후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인해 지난 2021시즌(111경기)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100경기 이상 나서지 못했다. 사령탑은 28일 일본 미야자키현 히사미네야구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프링캠프에서 "(박)준영이의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내구성이다. 지난해에도 몇 번이나 아팠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장딴지 근육이 올라와서 엔트리에 빠졌고, 눈에도 문제가 있어서 선발 라인업에서 교체되는 경우가 있었다. 이렇게 될 경우 플랜대로 팀을 운영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주전으로 뛸 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으나, 박준영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이승엽 감독은 "주전 선수들은 꾸준히 경기에 나갈 수 있는 내구성이 필요하다. 타격이 잘되지 않더라도, 매일매일 수비라도 해줘야 한다. 이 부분을 현재 준영이에게 요구하고 있다. 건강이 가장 걱정스럽지만, 몸 상태가 좋다면 충분히 기대를 할 수 있는 선수다. 박준영에 대한 실력은 크게 의심하지 않는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야자키(일본)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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