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좋은 투수" 日 간판타자의 극찬…'2이닝 2실점' 결과는 아쉬웠지만, 만족한 곽빈 "소득 많았다" [MD후쿠오카]

두산 베어스 곽빈./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곽빈./두산 베어스

[마이데일리 = 후쿠오카(일본) 박승환 기자] "강점, 보완할 점 모두 확인, 소득이 많았다"

두산 베어스 곽빈은 3일 일본 후쿠오카현의 후쿠오카 PayPay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1군과 스페셜 매치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투구수 38구, 3피안타 2볼넷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곽빈은 명실상부한 두산의 '토종 에이스'로 지난 2022시즌 후반기부터 본격 재능에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당시 곽빈은 전반기 16경기에서 3승 7패 평균자책점 4.43을 기록하는데 그쳤으나, 후반기 11경기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98로 급성장을 이뤄냈다. 그리고 지난해 23경기에 나서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특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비롯해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많은 국제대회 경험을 쌓았다.

곽빈은 지난 1월 호주 스프링캠프 출국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스페셜 매치에 선발로 등판하면 어떨 것 같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당시 곽빈은 "기회만 주어진다면, 일본 팀과 경기에서 부딪혀 보고 싶다"며 등판 의욕을 불태웠다. 이어 곽빈은 "국제대회에서 일본 타자를 만나 보니, 150km의 공을 던져도 제구가 되지 않으면 안타를 맞더라. 단순히 공만 빠르면 안 된다. 컨트롤과 여려 변화구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인터뷰를 이승엽 감독도 접하게 됐고, 곽빈을 스페셜 매치 선발 투수로 낙점했다. 곽빈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투수, 라이브 피칭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실전 경기에 나서지 않았지만, 사령탑은 "곽빈의 컨디션은 정말 좋다. 지금의 이 상태만 잘 유지하고, 부상만 당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성적은 지난해 이상의 성적이 보장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두산 베어스 곽빈./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곽빈./두산 베어스

곽빈은 2~3이닝, 4~50구를 정해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는데, 1회부터 아쉬운 판정이 나오면서 경기가 꼬였다. 곽빈은 선두타자 카와무라 유토에게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허용하며 경기를 출발했다. 그리고 후속타자 야나기타와 승부. 이때 1루 주자 카와무라가 2루 베이스를 훔치기 위해 스타트를 끊었고, '안방마님' 양의지는 곧바로 2루를 향해 공을 뿌렸다. 타이밍은 완벽한 자동태그 아웃. 그런데 2루심이 '세이프' 판정을 내리게 된 것.

이 아쉬운 판정이 최악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곽빈은 야나기타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고, 후속타자 콘도 켄스케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이후 추가 실점은 없었지만, 이닝을 매듭짓는 과정도 아쉬웠다. 곽빈은 야마카와 호타카의 3루수 강습 타구 때 허경민의 다이빙캐치 도움을 받으며 한숨을 돌렸는데, 나카무라 아키라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또다시 위기를 자초했다. 그래도 이마미야 켄타를 유격수 인필드플라이, 이노우에 토모야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2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곽빈은 첫 타자 미모리 마사키를 3루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우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우미노 타카시에게 좌익수 방면에 2루타를 내주며 위기 상황에 봉착했으나, 타순이 한바퀴가 돈 후 다시 만난 카와무라를 중견수 뜬공, 야나기타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묶어내며, 이닝을 마쳤다. 그리고 경기 전부터 설정한 한계 투구수에 도달한 까닭에 3회에는 더이상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고, 시범경기를 앞두고 첫 실전 등판을 마쳤다.

두산 베어스 곽빈./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곽빈./두산 베어스
소프트뱅크 호크스 야나기타 유키./두산 베어스
소프트뱅크 호크스 야나기타 유키./두산 베어스

곽빈은 경기가 끝난 뒤 "스프링캠프 첫 등판이었기 때문에 경기 전부터 이것저것 던져보며 감을 잡기로 (양)의지 선배님과 이야기하고 들어갔다. 직구에는 헛스윙이 많이 나와 자신감을 얻은 반면, 변화구가 가운데로 몰리기도 했다"며 "강점으로 삼을 부분과 보완할 점을 모두 확인했기 때문에 소득과 느낀 점이 많은 경기였다"고 이날 소프트뱅크와 경기를 돌아봤다.

이날 양의지는 1회 도루 저지를 위해 뿌린 공이 아웃으로 연결되지 않은 부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교체된 이후) '아웃'이라고 메시지가 많이 왔더라"고 멋쩍게 웃으며 "그래도 결과는 결과다. 다만 아웃 판정이 나왔다면, (곽)빈이가 '힘을 내서 더 깔끔하게 던질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곽빈은 이마저도 경기의 일부로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곽빈은 "이 경기도 결과가 아닌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만들어가는 데에만 초점을 맞췄다. 지금은 개막 이후부터 맡을 역할을 해내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다만 모처럼 팬들 앞에서 던질 수 있던 점은 큰 의미가 있었다. 멀리 후쿠오카까지 많은 팬분들이 찾아와 주셔서 감사하다. 시즌 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시범경기도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최고 152km의 빠른 볼을 뿌리는 등 준비 과정은 순조로운 곽빈. 이에 소프트뱅크 '간판타자' 야나기타 유키 또한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날 야나기타는 곽빈과 두 번의 맞대결에서 1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경기 후 한국 취재진과 만난 야나기타는 "선발 투수(곽빈)가 정말 좋다고 생각했다. 직구는 빠르고, 커브의 각도도 정말 좋더라"며 "아직 젊은 투수라고 들었는데, 점점 좋은 투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곽빈의 재능을 인정했다.

후쿠오카(일본)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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