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41km.
KIA 타이거즈 ‘스마일가이’ 좌완 윤영철(20)이 다소 부진한 투구를 했다. 3일 일본 오키나와현 구시가와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스프링캠프 네 번째 대외 연습경기서 4-0으로 앞선 6회말에 구원 등판, ⅔이닝 4피안타 1사구 1탈삼진 3실점했다.
윤영철은 올 겨울 대대적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에 다녀오면서 야구에 새롭게 눈을 떴다. 우선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이 중계방송을 통해 수 차례 강조한대로, 투구동작에 들어간 뒤 글러브에서 두 손을 분리하는 시점을 늦췄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구속이 빠르지 않은 윤영철이 그래야 공의 위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살을 쏠 때 활을 최대한 팽팽하게 뒤로 당겨야 강하게 쏠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아울러 포수 김태군은 두 손이 빨리 분리되면서 타자에게 공의 그립이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윤영철은 드라이브라인을 통해 데이터를 뽑아보니 그렇게 변화해야 한다고 느꼈고, 곧바로 교정에 들어갔다. 여기에 컷패스트볼을 새롭게 익히고 있다. 많이 던지지 않던 커브 연마도 이어가고 있다. 이런 변화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면, 윤영철은 더 위력적인 투수로 거듭난다.
타 구단 단장은 “윤영철이 ABS 시대에 가장 잘 적응할 투수”라고 했다. 커맨드가 워낙 빼어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구종이 늘어나고, 구위가 좋아지면 더더욱 까다로워질 수 있다. 단, 하루아침에 그렇게 되는 건 아니다. 3일 롯데전 부진은 투구폼 변화, 구종 연습의 중간과정에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부작용으로 보인다. 이 과정을 넘어서면 자연스럽게 본래의 모습이 나올 것이다.
오히려 구속이 최고 141km까지 나온 게 눈에 띈다. 구단에 따르면 윤영철은 이날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37개의 공을 던지긴 했다. 패스트볼 22개를 던졌고, 평균 139km에 최고 141km까지 나왔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2023시즌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137.6km였다. 이미 시즌 전에 작년 평균을 상회했다.
캔버라에서 만난 윤영철은 스피드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투구 자세를 교정하면서 자연스럽게 구속이 더 나왔다. 본인이 스피드에 대한 부담이 없는데 스피드가 좋아졌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다.
KIA가 시애틀에 유학을 보낸 투수 모두 공교롭게도 스프링캠프에서 쾌조의 페이스다. 황동하와 곽도규, 이의리, 정해영 모두 일취월장이다. 시즌의 뚜껑을 열어봐야 하겠지만, KIA의 투자가 대성공할 조짐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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