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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팀코리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에 열렸다. 샌디에이고 김하성이 팀 동료의 호수비에 손짓하고 있다./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메이저리그 와야겠어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팀 코리아와 맞대결에 유격수,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2021시즌에 앞서 4+1년 최대 39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으며 빅리그에 입성한지 약 4년 만에 키움 히어로즈 시절 사용하던 홈 구장을 밟은 셈이었다.
이날 김하성은 팀 코리아와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친정' 키움과 다저스의 경기를 빼놓지 않고 챙겼다. 김하성에게 경기 결과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후배들이 다저스라는 '특급스타'들이 포진된 팀을 상대로 얼마나 많은 경험을 쌓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느냐를 주목했다. 그리고 키움 시절 오랜기간 한솥밥을 먹었던 송성문의 멀티히트 활약에 함박미소를 짓는 모습이었다.
이날 다저스와 맞대결에 3루수, 8번 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송성문은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3회말 첫 번째 타석에서는 '팀 노히트'를 깨는 첫 번째 안타를 생산하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점수차가 크게 벌어진 7회말 2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는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폭발시켰다. 물론 경기의 흐름을 뒤엎는 활약은 아니었지만, 키움 선수들 중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쳤던 것은 분명했다.
2024년 3월 1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키움 히어로즈와 LA 다저스의 경기, 3회말 1사 후 키움 송성문이 안타를 치고 있다./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2024년 3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팀코리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 샌디에이고 김하성과 팀 코리아 김혜성이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송성문은 경기가 끝난 후 "평생 한번 승부하기도 어려운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경기를 한 것이 행복하다. 경기에 나갈 수 있을지 몰랐지만, 두 개의 안타를 쳐서 내겐 좋은 추억이 생긴 것 같다"며 "아무리 이벤트 경기라고 하지만, (팀이) 출루를 못했다. 특히 시범경기 기간이고 정규시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시즌을 치르는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임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특히 필립스(7회말 다저스 투수)가 필승조라고 들었는데, 영광이고 좋은 경험을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송성문은 "공을 쳤을 땐 중견수가 여유 있게 뛰어가서 잡히는 줄 알았다. 정규시즌 중에도 센터 쪽으로 홈런을 친 기억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잡힐 줄 알았는데, 2루타가 돼 기분이 좋았다. 수비를 하는 입장에서는 타구가 내게 오면 좋았을 것 같은데 공이 오지는 않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같은 그라운드에 같은 선수로 서 있는 것만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평생 잊지 못할 하루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만큼 한국 취재진으로부터 '농담'이 섞인 질문도 받았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꿈이 생기지 않았느냐는 것. 이에 송성문은 "그런 큰 꿈은 생기지 않았다. 한국에서 잘하는 것이 우선이다. 빅리그 선수들을 상대로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 자신감을 갖고 올 시즌을 치르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후배의 이런 활약을 김하성도 빼놓지 않고 지켜봤다. 김하성은 송성문의 활약을 묻는 질문에 "(송성문이 치는 것을) 핸드폰을 통해서 봤어요!"라며 "잘 치던데요? 메이저리그에 와야겠어요"고 활짝 웃었다. 이어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는 김혜성도 응원했다. 그는 "(김)혜성이는 충분히 메이저리그에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프지 않고 시즌을 잘 치르면 좋은 대우를 받지 않을까 싶다. 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하성의 응원 덕분일까. 김혜성도 한 개의 안타를 터뜨리며 쇼케이스를 펼쳤다.
2024년 3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팀코리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 3회말 2사 1루 샌디에이고 김하성이 좌중간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오는 20일이면 다저스와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치르기에, 워밍업이 될 수 있는 팀 코리아와 경기를 준비하기도 바쁜 상황에서 후배들의 활약을 모두 지켜본 김하성은 자신 또한 17일 경기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결과적으로는 4타수 1안타에 그쳤으나, 두 번째 타석에서 원태인(삼성)을 상대로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터뜨리며 팀에 득점권 찬스를 안기는 등 4년 만에 밟은 고척돔에서 팬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특히 고척스카이돔을 찾은 수많은 팬들로부터 뜨거운 환호를 받기도 했다. 팀 코리아와 맞대결임에도 불구하고, 김하성이 첫 번째 타석에 들어선 후 '등장곡'이 울려 퍼질 때와 두 번째 타석에서 원태인을 상대로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터뜨렸을 당시에는 한국 대표팀에 소속된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쳤을 때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멋진 슬라이딩 캐치를 선보인 것보다 더욱 큰 함성소리가 고척돔을 가득 메웠다.
2022시즌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오른데 이어 지난해 유틸리티 부문에서 황금장갑을 품에 안는 등 아시아 출신 내야수로서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고 있는 김하성은 끊임없이 '트레이드설'의 중심에 서 있지만, 샌디에이고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A.J. 프렐러 단장은 17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김하성을 향해 "우리 팀의 누구와도 견줄 수 있을 만큼 유명하고 인기 있는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앞둔 중요한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을 챙기는 모습, 김하성이 잘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고척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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