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최형우/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6번 치고 싶다.”
KIA 타이거즈 타격장인 최형우(41)는 2022년 1월, 김종국 전 감독 취임식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이젠 자신이 후배들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2021시즌에 부진하기도 했고, 2022시즌을 앞두고 나성범이라는 새로운 기둥도 왔다. 삼성 라이온즈와 KIA에서 오랫동안 4번 타자를 맡아왔다. 당연히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었다.
최형우/KIA 타이거즈
그러나 최형우의 꿈은 2년간 실현되지 못했다. 우선 2022시즌의 경우 전임감독이 ‘6형우’를 시기상조라고 봤다. 아무리 예전의 최형우가 아니라고 해도, 나성범이 맹활약해도 최형우가 4번을 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부진 여파로 5~6번을 칠 때도 있었지만 여전히 4번 타순에 들어가는 날이 많았다.
그런 최형우는 작년에 완벽부활했다. 121경기서 타율 0.302 17홈런 81타점 64득점 OPS 0.887을 기록했다. 최형우의 부활에 나성범이 개막전부터 종아리 부상으로 결장했다. 시즌 내내 타자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최형우가 6번으로 내려갈 여력이 없었다.
올해 부임한 이범호 감독은 최형우의 꿈을 실현시킬 지도자였다. 이젠 최형우에게 부담을 덜 줘야 한다며 6번을 치는 게 베스트라고 했다. 4번 중책은 최형우가 아닌 나성범에게 맡겼다. 박찬호, 최원준, 김도영으로 이어지는 트리플세터가 1~3번에 들어서면서 나성범이 자연스럽게 4번을 치면 된다고 설명했다. 3성범보다 4성범의 위력이 크다고 했다.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5번에 들어가면서, 최형우가 자연스럽게 6번을 치는 게 좋다는 얘기. 최형우가 2년 전부터 생각한 부분과 어느 정도 일치했다. 1+1년 22억원 계약을 맺은 최형우로선 그렇게 현역의 마지막을 그려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형우의 꿈이 또 산산조각 날 위기다. 이미 시범경기지만 최근 2경기 연속 4번 타자로 나갔다. 나성범이 주루를 하다 오른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했다. 2주간 무조건 쉬어야 하고, 재검진 결과에 따라 복귀 프로세스를 짠다. 현 시점에선 나성범이 4월 중으로만 돌아와도 대성공이다. 4월을 통째로 쉬어야 할 수도 있다.
즉, 최형우가 개막과 함께 다시 4번 중책을 맡아야 한다는 의미. 나성범이 없다면 4번은 최형우가 적임자라는 게 이범호 감독 견해인 듯하다. 2번 최원준이 시범경기서 부진해 3번 김도영의 타순까지 유동적이긴 하지만, 일단 최형우는 4번으로 고정되는 흐름이다.
최형우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그림은 아니지만, KIA로선 나성범이 없는 중심타선에서 4형우가 마침맞은 그림이다. 최형우가 김도영, 소크라테스 브리토, 김선빈과 함께 중심타선을 또 이끌어 가줘야 한다. 시범경기 타율 0.188. 그러나 타격장인에게 이 성적은 아무런 의미 없다.
최형우/KIA 타이거즈
또 하나. 나성범의 이탈로 최형우가 어쩌면 수비를 맡을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타격만 보면 나성범 공백을 ‘미친 컨택’ 고종욱이 가장 많이 메우는 게 이상적이다. 그런데 고종욱은 수비력이 다소 떨어져 지명타자를 맡는 게 이상적이다. 이 부분을 고려하면 최형우가 간혹 좌익수 수비를 맡을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중견수, 최원준이 우익수로 이동해야 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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