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도도서가 = 정선영]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가 연일 화제다. 메이저리그 2024년 MLB(미국프로야구) 고척돔 개막전을 위해 입국한 그의 소식이 뉴스에 쏟아져나온다.
20일 LA에인절스에서 LA다저스로 이적한 후 리그 공식 첫 경기에서 오타니는 5타수 2안타 멀티히트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오른쪽 팔꿈치 수술 후 재활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 대단하다. ‘오타니가 오타니했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야구팬으로서 오타니가 전대미문의 선수임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다. 가장 대단한 점은 투수, 타자 투웨이 플레이어(이도류)라는 점이다. 메이저리그라는 큰 무대에서 한 포지션으로 성공하기도 힘든데, 두 포지션을 모두 소화하며 어마어마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 오타니 쇼헤이도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던 적이 있다면 믿어지는가? 이제는 오타니 연구가라고 칭해도 될 이재익 작가의 책 <포르쉐를 타다, 오타니처럼>에는 이런 일화가 나온다.
“일본에서 최고의 스타가 된 상황에서 굳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오타니에게 왜 꼭 그래야 하는지 물어보았다. 감독인 자신을 설득해보라고. 성공 가능성에 대한 오타니의 생각이나 확신을 듣고 싶어서 한 말이었다. 그러나 오타니가 준 대답은 예상과 완전히 달랐다. “성공이냐 실패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도전해보는 게 중요해요. 메이저리그라는 무대에서 이도류 선수로 뛰겠다는 도전, 그 자체가 중요한 거라고요.””
이재익 작가는 이 대목에서 쉽게 떠나보낸 어린 시절 꿈들에게 미안해졌다고 한다. 그후 오타니에게 빠지면서 직접 인터뷰하겠다는 새로운 꿈도 키웠다.
어린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긴 너무 긴 얘기이고, 지금 기타를 배우고 있는 나 역시 꿈이 있다. 바로 EBS 연습생 펭수와 듀엣하기.
나는 펭수를 좋아한다. 특히 펭수가 노래를 하거나 춤을 출 때면 더더 좋다. 펭수는 어쿠스틱 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한 적이 꽤 있는데, 내가 노리는 건 바로 그 자리다. 펭수가 노래할 때 기타로 반주하기.
나의 꿈과 도전 정신에 절친한 친구들은 진작부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나도 잘 안다. 지금 (아마도 한참 뒤에도) 내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다. 좀처럼 손가락에 힘은 붙지 않고, 툭하면 코드를 까먹기 일쑤다. 1년 넘도록 배웠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연주할 수 있는 곡이 단 한 곡도 없다.
이쯤 되면 취미가 기타라고 입에 올리기도 민망할 정도다. 그보다 ‘기타 배우기가 취미’라고 말하는 편이 낫겠다. 펭수와 듀엣은커녕 당초 기타를 배우기 시작할 때 꿈꿨던 환갑 버스킹도 뭇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되겠다. 무엇보다 어설픈 연주 실력으로 펭수에게 민폐를 끼쳐선 안 된다.
이재익 작가는 오타니를 직접 인터뷰하겠다는 그 꿈에 한 발씩 다가가고 있는 듯하다. 오타니 한국 팬클럽 회장으로서 이미 수차례 일본 언론과 인터뷰하고, 팬클럽 공항 마중 사진이 LA다저스 공식 SNS에 나오기도 했다.
나라고 가만히 있을쏘냐. 손가락 힘을 기르기 위해 철사장이라도 연마해야 할까. 코드를 까먹지 않기 위해 두뇌에 좋다는 호두도 열심히 먹어봐야겠다. (이러고 있는 거 알면 “연습을 더 열심히 하라”고 할 기타 선생님 모습이 선하다.)
다행히 펭수는 평생 10살이다. 나도 언젠가 기타를 잘 칠 날 오겠지. 기다려줘요, 펭수.
|정선영 북에디터. 마흔이 넘은 어느 날 취미로 기타를 시작했다. 환갑에 버스킹을 하는 게 목표다.
이지혜 기자 ima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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