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건호 기자] "웅장하고 소름 돋았다."
김현준(삼성 라이온즈)은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맞대결에 10회초 대타로 나와 1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팽팽했다. 삼성이 2회초 강민호의 홈런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했지만, 3회말 KT가 배정대의 1타점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뒤 4회말 멜 로하스 주니어의 솔로 아치로 경기를 뒤집었다. 삼성은 7회초 2사 주자 2루 상황에서 터진 김지찬의 1타점 적시타로 균형을 맞췄고 이후 양 팀은 정규 이닝에 점수를 뽑지 못했다.
10회초 삼성은 구자욱과 데이비드 맥키넌의 연속 안타, 강민호 자동고의4구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대타 김현준이 타석에 들어섰다. 김재현은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삼성 쪽으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이후 류지혁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다시 만루가 됐고 강한울이 삼진으로 물러난 뒤 김영웅이 2타점 적시타를 때려 점수 차를 4점으로 벌렸다.
6-2로 앞선 상황에서 10회에도 마운드를 지킨 오승환이 1사 후 배정대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김민혁을 중견수 뜬공, 정준영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현준은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나 "연장까지 가는 접전이었는데, 저희 팀이 역전승으로 승리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김현준은 박영현의 초구를 지켜본 뒤 2구 143km/h 포심패스트볼에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복판으로 들어온 공을 놓치지 않았다. 김현준의 타구는 중견수 배정대 앞에 떨어졌고 두 명의 주자가 홈으로 들어왔다.
김현준은 대타 투입 당시 상황에 대해 "일단 너무 자신감이 있었다. 준비를 잘했다. 초구부터 과감하게 치려고 생각했다.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다"며 "(맞는 순간) 너무 기분이 좋았다. 제가 생각했던 대로 된 것 같아서 만족했다"고 밝혔다.
김현준은 시범경기 때 10경기에 나와 5안타 3도루 1득점 타율 0.208 OPS 0.477을 기록했는데, 정규 시즌 첫 타석부터 안타를 때리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김현준은 "시범경기는 느껴야 하는 것이 많다고 생각하는 기간이다. 물론 잘해야 경기에 나갈 수 있지만, 그때 느꼈던 것을 지금 개막전까지 잘 준비해서 오늘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욕심 내지 말자고 느꼈다. 어려운 것이지만, 욕심 내지 말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현준은 올 시즌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올해는 미비하게 성장하면 제 자리가 없어질 것 같다. 욕심이 난다. 확실하게 저를 각인시켜야 경기에 많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각오가 남다른 시즌이다"며 "모든 부분이 돋보이면 좋겠지만, 타격이나 안정감 면에서 자신이 있다. 잘해야 제가 경기에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에서 삼성의 응원가 '엘도라도'가 울려 퍼졌다. 엘도라도는 지난 2017년 10월 3일 이승엽(두산 베어스 감독)의 은퇴식 때 마지막으로 울려 퍼진 뒤 저작권 문제로 사용할 수 없었는데,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 그룹과 구단이 저작권 문제를 해결했다. 7년 만에 돌아왔다.
'엘도라도'는 8회초 삼성의 공격이 끝난 뒤 처음 울려 퍼졌고 이어 10회초 리드를 잡은 뒤 다시 한번 나왔다. 김현준은 "소셜미디어(SNS)에서 많이 봤는데, 실제로 들으니까 웅장하고 너무 좋았다. 소름 끼쳤다"고 말했다.
경기 전 박진만 감독은 '엘도라도'를 80번 이상 듣겠다고 말했다. '엘도라도'는 홈 경기에서는 8회말 공격 종료 후, 원정 경기에서는 8회초 공격이 끝난 뒤 나와 전 경기 나오는 응원가이지만, 박진만 감독의 말은 올 시즌 80승 이상 거두겠다는 뜻이었다. 이에 김현준은 "80번 넘게 들으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수원=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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