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외야의 리더'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김태형 감독의 뜻이 닿았을까.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가 전문 중견수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눈부신 호수비를 펼치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는 2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2차전 원정 맞대결에 중견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엄청난 호수비를 선보였다.
지난 2022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4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윤동희는 입단 당시만 하더라도 '내야수'였다. 그리고 2군에서 경험을 쌓는 과정에서도 윤동희는 주로 '유격수'로 뛰었다. 그러던 중 육성 계획에 변화가 생기면서 윤동희는 초보 외야수로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2022시즌이 끝난 뒤 롯데가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노진혁을 영입하면서 주전 유격수를 확보하게 됐고, 윤동희를 외야수로 바꾸는 선택은 적중했다.
데뷔 첫해에는 1군에서 4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던 윤동희는 이듬해에도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뜨거운 타격감을 바탕으로 무력시위를 펼쳤고, 4월이 끝나기 전 1군의 부름을 받았다. 그리고 뛰어난 타격 능력을 바탕으로 주전의 한자리를 꿰차는데 성공했다. 외야로 포지션을 전향한지 많은 시간이 흐르지 않았던 만큼 미숙한 점도 분명 있었지만, 지난해 윤동희의 실책은 4개에 불과했다.
특히 윤동희는 지난해 외야수로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에 승선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23시즌 일정이 끝난 후에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도 승선할 정도로 수비에서 문제가 없음을 뽐냈다. 사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외야수로 뛰었다고 해도 무방한 정도였다. 그리고 최근에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LA 다저스와 스페셜게임에서도 한국 대표팀의 주전 우익수를 맡았다.
당초 김태형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메이저리그에서 중견수로만 115경기를 뛰었던 새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를 주전 중견수로 기용할 방침을 드러냈다. 시범경기에서도 사령탑은 주로 레이예스를 중견수로 기용해왔다. 그런데 정규시즌이 시작됨과 동시에 변화가 생겼다. 빅리그 시절 우익수로 136경기, 좌익수로 88경기에 나설 만큼 코너 외야의 경험이 풍부한 레이예스를 우익수, 윤동희에게 중견수 역할을 맡겨보기로 결정한 것. 윤동희는 지금까지 1군 무대에서 중견수로는 14경기(69⅓이닝) 밖에 나서지 않았었다.
김태형 감독은 "윤동희에게 중견수를 맡겨도 잘할 것 같다. 지난번 삼성전에서도 중견수로 기용을 해봤는데, 괜찮은 것 같더라. 레이예스도 좌익수-우익수 경험이 많다. 그래서 움직임이 좋은 (윤)동희가 중견수로 좌우로 움직이는 것이 더 좋다고 판단했다. 현재 좌익수를 보는 고승민이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며 "동희가 중견수로 많이 움직이면서 외야의 리더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령탑은 "(윤)동희는 자기 역할을 하는 선수다. 선수가 잘 치고, 못 치는 것은 그날의 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윤동희는 꾸준히 자기가 해야 할 것을 잘할 거라는 선수로 믿는다. 대표팀에 다녀오면서 더 많이 성장한 것 같다"고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윤동희는 23일 경기에서 별 탈 없이 중견수를 소화했고, 타석에서는 2타수 1안타 2득점 2볼넷 1도루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그리고 24일 경기에서 믿고 중견수를 맡겨도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게 만들었다.
이날 윤동희는 전날과 달리 공격에서는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수비에서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다. 물론 호수비가 팀 승리와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수비였던 것은 분명했다. 윤동희가 빛난 것은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3회말 1사 1루. SSG 조형우가 친 타구가 중견수 방면으로 큰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갔다. 이때 윤동희는 타구가 떠오름과 동시에 스타트를 끊었고, 조형우의 타구를 쫓았다.
조형우의 타구는 중견수 키를 넘어 가운데 담장을 직격하는 장타가 될 것으로 보였는데, 여기서 윤동희가 끝까지 타구를 쫓아간 뒤 펜스에 부딪히면서 타구를 잡아내는 집념을 선보였다. 코너 외야수를 소화하면서 쌓은 타구 판단 능력에 김태형 감독이 생각했던 기민한 움직임이 모두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윤동희는 펜스에 부딪히는 과정에서 선글라스가 부러지면서 얼굴에 찰과상을 입었지만, 경기를 치르는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롯데는 지난 23일에 이어 24일에도 SSG에게 경기를 내주며 2연패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분명 아쉬운 결과를 남겼지만, 향후 수년간 롯데의 센터 외야를 책임질 수 있는 자원을 확보했다는 점은 분명한 위안거리였다.
인천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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