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스러운데, 회복속도 빠르다” 영웅들은 오매불망 제2의 이정후…홍원기 초기구상 ‘폐기 불가’[MD광주]

이주형/키움 히어로즈
이주형/키움 히어로즈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있는 것과 없는 건 큰 차이가 난다.”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최근 1~2년 사이 타순을 많이 흔든 사령탑 중 한 명이었다. 그런데 어느 감독이든 고정타순을 선호한다. 타선이 강한 팀들은 한, 두 자리에 간헐적으로 변화를 줄 뿐이다. 키움은 최근 몇 년간 늘 타순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객관적으로 봐도 라인업의 힘은 강하지 않다.

이주형/키움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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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홍원기 감독은 가오슝 스프링캠프에서 1~5번 타순을 거의 고정해 눈길을 모았다. 김혜성~로니 도슨~이주형~최주환~임지열이었다. 야구혁명 시대에 김혜성이 리드오프로 딱인 건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컨택이 좋고 한 방도 있는 도슨과 이주형이 2~3번에 들어가는 것도 자연스럽다. 단, 이주형을 중심타선에 넣은 건 정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처럼 간판타자로 성장해야 한다는 염원이 섞였다고 봐야 한다. 작년 여름 트레이드 이후, 충분히 그럴만한 자질을 보여줬다.

그리고 잠실에서 20홈런을 터트려본 최주환이 4번에 들어가는 게 마침맞다. 알고 보면 현재 키움 야수들 중에서 최주환보다 장타력이 검증된 타자가 없다. 그리고 여러 차례 중요한 순간에 클러치 능력을 발휘해온 임지열이 5번에 들어간다.

홍원기 감독도 우천취소된 지난 2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사실상 상위타선에 ‘몰X’한 구상임을 인정했다. “잘 치는 타자들을 앞 쪽에 몰아넣었다”라고 했다. 아주 현실적인 구상이다. 올 시즌 키움 공격은 어떻게든 이 5명이 승부를 봐야 한다. 그래서 하위타순에 들어갈 타자들은 철저히 수비 위주로 배치한다. 고졸신인 유격수 이재상을 9번에 박아놓고 키워보려는 계산이 나올 수 있는 배경이다.

그런데 홍원기 감독의 이런 구상이 가오슝 캠프 막판 깨졌다. 이주형이 작년 가을 다친 허벅지를 다시 다치면서 조기에 귀국했기 때문이다. 이주형은 트레이드 이후 시즌 막판 허리를 다쳤다. 그러나 이때 이주형을 제대로 쉬게 해주지 못했던 건, 지금 돌아보면 실책이다. 홍원기 감독은 이주형의 출전 강행 의지가 워낙 강하자 당시 지명타자로 꾸준히 기용했다.

불행 중 다행인 건, 이주형의 부상 정도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LA 다저스와의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스페셜매치 당시 만난 이주형은 4월에는 복귀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무리하게 복귀하면 절대 안 되지만, 홍원기 감독의 초기 구상은 현재 키움 전력상 절대 ‘폐기 불가’다.

홍원기 감독은 “이주형의 회복속도는 빠르다. 이 선수가 작년 부상 부위가 재발한 것이라 조심스럽다. 조심스러운데 이 선수가 있는 것과 없는 건 큰 차이가 난다. 이주형이 복귀하면 상위타선에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라고 했다.

이주형/키움 히어로즈
이주형/키움 히어로즈

이주형이 돌아오면 가오슝에서 선보인 상위타선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의지다. 이 조합을 떠나서, 이주형의 정확한 기량, 애버리지를 파악하려면 풀타임 경험을 쌓는 게 필수다. 4월 중으로만 돌아오면 아쉬운대로 110~120경기는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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