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후회 많이 했다. 많이 바꿨는데…”
KIA 타이거즈 1루수 황대인(28)은 지난 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을 앞두고 위와 같이 얘기했다. 2022시즌에 14홈런 91타점으로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고, 탄력을 받아 2023시즌에 과도한 의욕을 부리다 낭패를 봤다는 얘기였다.
황대인은 2023시즌에 2022시즌의 에버리지를 증명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60경기서 타율 0.213 5홈런 26타점 19득점 OPS 0.618에 머물렀다. 1루 우선권을 다시 반납해야 했다. 시즌이 끝난 뒤엔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도 받았다.
이 여파로 올해 호주 캔버라, 일본 오키나와로 이어지는 스프링캠프에 가지 못했다. 대신 일본 고치에서 열린 2군 스프링캠프에서 절치부심, 구슬땀을 흘렸다. 이범호 감독은 당연히 황대인의 시즌 준비 상황을 직접 보지 못하고 보고만 받았다. 그러나 ‘제대로 준비한다고 들었다”라고 했다. 그리고 시범경기부터 중용했다.
황대인에게 시범경기는 2023시즌의 시련을 날려버릴 예고편인 듯했다. 10경기서 타율 0.368 4홈런 12타점 4득점 OPS 1.482로 펄펄 날았다. 시범경기 홈런왕과 타점왕을 석권하면서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23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개막전 주전 1루수도 황대인의 것이었다. 나성범 부상이란 이슈도 있었지만, 실력으로 당당히 1루수 미트를 꼈다.
그러나 황대인은 개막 세 번째 경기만에 쓰러지는 불운을 맛봤다. 23일 개막전과 26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5타수 무안타였으나 타구의 질이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27일 광주 롯데전 첫 타석에서 좌익수 앞에 뚝 떨어지는 행운의 1타점 2루타로 시즌 첫 안타를 신고했다. 그에 앞서 23일 개막전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2타점 내야 땅볼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게 운을 몰아서 쓴 것이라면, 황대인에게 이보다 가혹할 수 없다. 황대인은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우선상에 뚝 떨어지는 안타를 날렸다. 기분 좋게 시즌 첫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찰나, 불운이 날아들었다.
갑자기 1루를 밟고 넘어지더니 허벅지를 부여잡았다. 왼쪽 햄스트링 부상. 잠시 고통을 호소하다 일어났지만, 이내 주저앉아야 했다. 결국 들것에 실려 구단 지정병원으로 향해야 했다.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가벼운 부상이 아닐 수 있다.
KIA도 황대인도 안타까울 수밖에 없는 부상이다. 2023년의 나쁜 습관을 버리고 2022년의 자세를 장착해 새출발하려는 타자에게 너무 빨리 부상이 찾아왔다. 갑자기 찾아온 부상이라 황대인의 불운이란 말 외엔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1루는 이우성, 서건창이 있다. 아직 올 시즌 1군에 올라오지 않은 또 다른 거포 유망주 변우혁도 있다. 정황상 변우혁이 1군에 올라올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뎁스가 두꺼운 KIA가 어떻게든 대책을 마련하겠지만, KIA와 황대인으로선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다. KIA에 따르면 황대인의 검진결과는 28일에 정확하게 나올 전망이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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