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심혜진 기자] "'팀 분위기가 이렇게 좋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한화 이글스 문동주(21)가 느끼는 부분이다.
한화는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T 위즈와 홈경기서 8-5로 승리하며 파죽의 6연승을 달렸다. 1998년 승패승승승승승 이후 무려 26년만이다. 그리고 같은 날 KIA 타이거즈가 두산 베어스에게 패하면서 한화가 단독 1위로 올라섰다. 한화가 가장 최근 단독 선두에 오른 것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4년 3월 30일, 정확히 10년 전에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류현진, 김강민, 안치홍, 이재원 등 고참급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한화의 팀 전력이 달라졌다. 특히 류현진의 가세는 리그 판도 예상을 뒤엎었다. 단숨에 5강 후보로 등극했다.
그리고 지난 23일 대망의 개막전이 치러졌다. 류현진의 12년만 KBO리그 복귀전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LG를 상대로 3⅔이닝 5실점(2자책)을 기록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첫 등판과 함께 패전을 떠안았다.
류현진 개인으로서는 아쉽지만 팀은 다행히 반등했다. 페냐(6⅔이닝 2실점)-김민우(5이닝 6K 무실점)-산체스(5⅔이닝 8K 1실점)-문동주(5이닝 5K 2실점)으로 이어지는 선발진들이 모두 호투하면서 4연승을 완성한 것이다.
그리고 지난 29일 홈 개막전이 열렸다. 다시 류현진의 등판 차례가 돴다. 2012년 10월 4일 넥센 히어로즈전 등판 이후 4194일만의 정규리그 홈 마운드 등판이다. 당연히 팬들의 관심은 엄청났다.
일찌감치 매진이 된 것은 물론이고 구단주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까지 경기장을 찾았다.
이번에도 류현진은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다. 6이닝 9K 2실점 호투로 제 몫을 했지만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아쉽게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그래도 팀은 웃었다. 임종찬의 끝내기 안타로 이길 수 있었다. 5연승 행진에 김승연 회장도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30일 경기 전 만난 문동주는 "팀 분위기가 이렇게 좋구나를 느낀 것이 회장님의 방문이었다. 회장님이 방문해주셔서 저희가 승리할 수 있었다"면서 "분위기를 바꿀 수 있게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그런 부분이 재미있었던 것 같다. 그만큼 저희가 재밌게 야구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해맑게 웃었다.
작년과 비교를 한다면 어떤 부분이 달라졌을까. 확실히 팀 분위기가 달라졌다. 문동주는 "개막전이지만 평일 금요일인데도 매진되고 3연전이 모두 매진될 정도로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선수단 내에서도 라커룸 분위기가 많이 좋다. 진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를 하면서도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투수들이 점수를 내주면 타자들이 점수를 빼준다. 서로 편하게 야구를 할 수 있게끔 잘 도와주고 있는 것 같다. 호흡이 잘 맞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다. 사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기엔 나이가 어리다. 내가 느끼고 있는 부분은 이렇다"고 웃어보였다.
류현진의 합류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문동주는 "현진 선배님이 오시면서 이야기를 많이 하고, 많이 배운다. 외국인 투수들과도 1년 같이 했기 때문에 서로의 루틴을 알아서 더 재밌게 잘 지낼 수 있는 것 같다. 저도 1년 적응을 하다 보니까 많이 좋아진 거서 같다. 서로에게 좋은 효과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특히 90km 느린 커브를 던지는 모습에 감탄을 했다. 문동주는 "나는 그렇게 못 던질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투수 입장에서 90km 커브를 던진다는 것은 밸런스가 엄청나게 좋다는 것이다. 커브 던지고 바로 스트라이크를 던지시지 않았나. 그런 부분이 진짜 대단하고 느꼈다. 비록 150km대가 나오지 않아도 타자 입장에서는 훨씬 더 체감 구속이 빠를 것이다. 그런 부분을 알고 마운드에서 피칭을 한다는게 느껴진다. 완급 조절도 너무 잘하시고 정말 대단한 것 같다. ABS를 봤는데 다 모서리에만 찍히더라. 나와는 존이 다른 것 같다(웃음)"고 이야기했다.
문동주의 이야기대로 한화는 확실히 달라진 팀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30일 경기에서는 선발 페냐가 5이닝 6탈삼진 2실점으로 잘 던졌고, 타선의 대폭발이 있었다. 2개의 홈런 포함 장단 12안타 8득점을 올렸다. 페라자가 홈런 포함 4출루 경기를, 안치홍이 이적 후 첫 홈런을 신고하며 타자들의 분발 덕에 이길 수 있었다. 그 결과 한화는 10년 만에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대전=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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