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진짜’ 제로맨이 4명이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3일까지 1군에서 1경기 이상 기용한 투수들 중, 아직 자책점이 없는 투수는 총 9명이다. 곽도규와 전상현이 5경기, 장현식이 4경기, 정해영과 황동하가 3경기, 임기영이 2경기, 윤영철, 이의리, 이형범이 1경기다.
이들 중 황동하와 임기영은 현재 1군에 없다. 황동하는 자책점은 없지만, WHIP가 2.00이고, 승계주자 실점은 많았다. 2일 수원 KT위즈전을 끝으로 재정비 차원에서 2군으로 내려갔다. 임기영은 페이스가 좋았는데 왼쪽 내복사근 통증으로 개점휴업 중이다.
이의리와 윤영철은 선발투수라서 무실점 자체에 큰 의미는 없다. 이형범도 1군에 올라오자마자 1경기 무실점이라 진정한 의미의 제로맨이라고 보긴 어렵다. 현 시점에서 KIA 마운드에 ‘진짜’ 제로맨은 곽도규, 전상현, 장현식, 정해영 등 4명이다.
이들은 KIA의 9시 야구를 책임지는 필승계투조다. 이 멤버에 전상현과 함께 8회 메인 셋업맨을 맡는 좌완 최지민과 부상 중인 임기영만 가세하면 필승계투조 완전체다. 즉, 개막 2주가 다 돼 가는데 아직 KIA 필승계투조의 실점은 최지민이 유일하다. 최지민조차 3월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1이닝 1실점)서 갑자기 스코어가 벌어진 상황서 등판, 긴장감이 떨어진 측면이 있었다.
3일까지 KIA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2.54로 리그 1위다. 황동하와 김대유, 두 추격조의 페이스가 좋지 않아 2군에 내려갔지만, 제로맨들 덕분에 수준급 수치를 마크한다. 이범호 감독이 필승조의 임무도 확실하게 배분했다. 단, 이런 페이스가 시즌 내내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구원투수들이 소화한 이닝이 28⅓이닝으로 리그 최소 2위이긴 하다. 그러나 KIA는 10개 구단 중 비교적 적은 8경기만 치렀다. 결국 피로도 관리가 중요한데, 불펜이 책임지는 이닝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역설적으로 선발투수들이 긴 이닝을 안정적으로 던져 주목받으면, 불펜 관리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예년보다 시즌이 1주일 빨리 개막했다. 이범호 감독은 올 시즌 투수 엔트리를 13명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재훈 투수코치는 4월 초까진 1명 많은 14명으로 하자고 건의했고, 이범호 감독도 받아들인 상태다. 아직 선발투수들의 빌드업이 완벽히 끝나지 않아서 불펜 활용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앞으로 자연스럽게 선발투수들이 책임질 이닝이 늘어날 것이다.
올 시즌 KIA는 최강 선발진을 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윌 크로우, 윤영철, 양현종, 제임스 네일, 이의리로 이어지는 로테이션이다. 그런데 1선발 크로우의 출발이 좋지 않은 게 고민이다. 2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8.10. 2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0.75의 네일과 대조를 이룬다. 양현종도 2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4.22로 아직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다. 윤영철과 이의리는 첫 등판서 실점하지 않았으나 각각 5이닝, 4이닝만 소화했다.
결국 올 시즌 KIA 선발투수들의 퀄리티스타트는 네일이 두 차례 수립한 게 전부다. 나머지 선발투수들이 조금씩 더 힘을 내면 불펜도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물론 선발 평균자책점이 3.24로 3위다. 전체적으로 볼 때 KIA가 2위를 달리는 원동력이 안정된 마운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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