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배우 황정음이 엉뚱한 이를 상간녀로 지목해 결국 사과했다. 이혼 소송 중임에도 거침없고 당당하던 황정음이기에 더욱 논란이고, 더욱 실망이 크다.
황정음은 4일 비연예인 여성 A씨가 올린 게시글을 캡처하고는 "제발 내 남편과 결혼해 주겠니? 내가 이리 올리는 이유 딱 하나다. 가출한 영돈아, 이혼 좀 해주고 태국 가"라는 글을 남겼다. A씨의 얼굴과 계정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간 황정음은 이혼 소송 중인 남편 이영돈의 외도를 주장하며 여러 차례 저격해 왔기에 그 연장선으로 해석됐다.
더욱이 황정음이 A씨를 저격한 것은 단 한 차례가 아니었다. 피드(Feed)에 남는 게시글이 하나,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스토리가 둘. 황정음은 "추녀야, 영돈이랑 제발 결혼해 줘. 이혼만 해주고 방콕 가면 안돼?", "네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남의 남편 탐하는 거야", "언니처럼 예쁘고 다 가지면 월 1500에 영돈이가 티파니 5억짜리 줘"라며 쏟아냈다.
해당 게시글은 빠르게 삭제됐지만 파급력은 컸다. A씨의 얼굴과 계정은 황정음을 통해 이미 공개된 상태였다. A씨의 계정에는 네티즌들이 몰려갔고 이름과 나이, 경력 등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A씨는 계정명을 변경하고 비공개로 전환했다. 그러나 A씨는 이영돈과 일면식도 없는 이였다.
황정음이 저격한 A씨의 글은 "일박으로 방콕 간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다. 그렇지만 그만큼 잊지 못할 여행이 됐다. OOO, 이영돈 고마워. 아무 생각 없이 다 때려치우고 여행만 다니고 싶다. 꿈 깨야지"라는 내용이었다. 이를 본 황정음은 A씨가 이영돈과 함께 방콕 여행을 즐긴 것으로 생각해 저격했다. 하지만 A씨가 방콕 여행 후기와 함께 언급했던 이영돈은 황정음의 남편이 아닌 친구 B씨의 별명이었다.
A씨는 자신이 상간녀가 아님을 분명히 하며 "평소에 'SNL' 안 보는데 이번에 황정음 님 응원해서 처음으로 끝까지 시청하고 응원했다. 황정음 님 DM 확인해 달라"라고 호소했다. A씨의 친구 B씨 역시 "내 이름이 이영O라서 친구들이 지어준 별명 하나 때문에 내 친구가 상간녀로 오해받고 있다"며 명예훼손죄로 법적대응에 나설 의사까지 드러냈다. 결국 황정음은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 과정에서 '두리뭉실하다'라는 지적을 받고 사과문을 수정까지 했다.
어찌 됐든 일단락은 됐지만 그 수습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데뷔 23년 차, 100만 팔로워를 자랑하는 유명 연예인 황정음에게 돌연 상간녀로 지목된 A씨의 피해는 당연 헤아리기 어렵다. 자신의 별명이 이영돈이라는 이유로 친구가 상간녀로 몰린 B씨의 상처 역시 클 것이다. 더군다나 황정음이 아무런 증거없이 '이영돈'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A씨를 저격하며 벌어진 일이다.
황정음은 이영돈과 이혼 소송 중임을 알리며 거침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네티즌과 설전을 벌이며 직접 이영돈의 외도를 주장했다. 여기에 "나 한 번은 참았다. 태어나서 처음 참아본 것"이라며 이전 파경 위기 역시 이영돈의 외도임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이혼 발표 당일에도 SBS '7인의 부활' 포스터 촬영에 임했고, 첫 방송을 앞두고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취재진 앞에 당당히 서는 등 본업에도 열중했다.
이후에는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5'에 출연해 이혼의 아픔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네티즌과 설전을 벌이며 남겼던 "돈은 내가 1000배 더 많다. 네가 뭘 안다고 주둥이를 놀려"라는 댓글을 황정음의 육성으로 들을 수 있었다. '짠한형 신동엽'에서는 "자기 일 열심히 하고 남한테 관심이 없다. 남편한테도 관심 없어서 9년 동안 몰랐다"며 '짠'을 외쳤다. 그러면서도 황정음은 눈물을 쏟아내 박수와 응원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황정음의 거침없음이 독이 됐다. 한 번만 확인했더라면, 한 번만 다시 생각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간 황정음이 박수를 받았던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만인에게 알려졌으나 어찌 됐든 개인사였다. 또 다른 당사자인 이영돈의 입장까지는 알 수 없는 일이나 이야기의 주체는 분명 황정음이었다. 황정음이 스스로의 아픔을 유쾌하게 풀어냈기에 웃을 수 있었고 동시에 그 심경과 속상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박수와 응원을 보낸 것이다.
그러나 황정음의 개인사로 인해, 그 거침없음으로 인해 제3자가 피해를 입고 말았다. 솔직하게 털어놓았고 많은 화제가 됐기에 황정음의 이야기를 모르는 이가 없다. 그렇지만 전혀 상관없는 이가 피해를 입은 것과는 별개의 일이다. 고개를 숙이고 사과를 하더라도 엎질러진 물이고, 신중하지 못했다는 질타를 피할 수 없다. 지금까지의 거침없음으로 충분했다. 이제는 신중하게 숨을 고를 때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