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LG 새 마무리투수 유영찬(27)이 강한 멘탈로 자리에 적응하고 있다.
유영찬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홈경기서 9회초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다. 7-7로 팽팽히 맞선 9회초 마운드에 오른 유영찬은 시작부터 위기를 맞았다. 박민우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한 뒤 박건우를 내야 땅볼로 유도했지만 오지환이 실책을 범해 무사 1, 2루가 됐다. 서호철의 번트 실패로 포수 플라이로 잡아냈으나 김성욱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줘 1사 만루 위기가 찾아왔다.
절체절명의 위기다. 상대가 작전에 실패하면서 흐름이 끊겼지만 유영찬이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면서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 셈이 됐다.
하지만 유영찬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형준에게 던진 초구와 2구가 모두 볼이 되자 더욱 빠른 볼로 윽박질렀다. 2구 연속 스트라이크. 볼카운트 2-2를 만들었고, 6구째 슬라이더로 김형준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마지막 타자인 김주원을 상대할 때는 유리하게 볼카운트를 끌고 갔다. 3연속 직구로 볼카운트 1-2를 만들었다. 그리고 포크볼을 연속으로 던져 김주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닝을 잘 끝내면서 유영찬은 팀 승리의 발판을 놨다. LG는 11회말 구본혁의 끝내기 안타로 8-7 승리했다.
백승현이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으면서 LG의 시즌 초반 불펜은 재개편에 들어간 상황이다. 오히려 우려가 컸던 마무리 자리라 굳건하다. 유영찬이 고우석의 빈자리를 잘 메워주고 있다. 올 시즌 6경기 5⅓이닝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 중이다.
유영찬은 "내가 힘든 상황을 만들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최대한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본 뒤 "에러가 있긴 했지만 내가 다음에 사구를 내주면서 위기 상황을 자초했다. 지환이 형이 에러한 거는 전혀 생각도 하지 않았다. 최대한 막는다는 생각뿐이었다. 김형준 선수 상대로 볼 2개를 하고 나서는 스리볼은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다. 운이 좋게 좋은 공이 들어갔다. 최선을 다해 던졌다"고 말했다.
김형준을 처리한 다음 김주원을 상대했을 때는 조금 더 자신감이 붙었다. 유영찬은 "2스트라이크 유리하게 잡아놨기 때문에 포크볼만 제대로 떨어지면 내가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 있게 던졌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까지 6경기 등판했지만 세이브 상황이 많지는 않다. 그래도 경기 후반 위기 상황에서 코칭스태프가 가장 먼저 찾는 투수는 유영찬이다. 그는 "세이브 상황에 꼭 올라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떤 경기든, 어떤 상황이든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세이브 상황)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책임감도 많이 느껴지고, 팀 승리나 선발 투수의 승리가 나에게 걸려 있다 보니깐 힘도 많이 들어가는 것 같다. 그걸 어떻게 이겨내야 되는지가 중요하다. 그러면 좋은 상황이 많이 일어날 것 같다"고 각오를 전했다.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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