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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타자가 치려는 곳에 공이 고스란히 가더라고"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1차전 홈 맞대결에 앞서 최아그이 부진을 겪고 있는 구승민에 대해 이야기했다.
구승민은 명실상부한 롯데 필승조의 핵심이다. 지난 2013년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52순위로 롯데의 선택을 받은 구승민은 2018시즌부터 본격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당시 구승민은 64경기에 등판해 무려 73⅔이닝을 소화하며 7승 4패 평균자책점 3.67로 활약, 롯데의 필승조로 거듭났다. 2018년 갑작스럽게 너무나도 많은 이닝을 던진 탓에 2019년에는 부진한 시즌을 보냈지만, 좋지 않은 흐름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구승민은 2020시즌 57경기에 등판해 5승 2패 20홀드 평균자책점 3.58의 성적을 남겼고, 이듬해에도 6승 5패 20홀드 평균자책점 4.33으로 좋은 기세를 이어갔다. 그리고 2022시즌 73경기에서 2승 4패 26홀드 평균자책점 2.90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구승민은 지난해 롯데 프랜차이즈 최초 100홀드의 고지를 밟는 것은 물론 안지만(前 삼성 라이온즈) 이후 KBO리그 역대 두 번째로 4년 연속 20홀드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지금까지 4년 연속 20홀드가 안지만에 불과했던 것만 봐도 셋업맨이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 수 있는 대목.
구승민은 올해 KBO리그 역대 최초로 5년 연속 20홀드와 함께 FA(자유계약선수) 대박의 꿈을 안고 2024시즌을 준비했다. 미국 괌 스프링캠프에서는 페이스가 좋아서 탈이었던 구승민은 시범경기에서도 4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제로'의 성적을 남기며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정규시즌의 뚜껑을 열어본 뒤의 결과는 그야말로 최악에 가깝다. 이렇게 부진한 시즌이 없을 정도다.
구승민의 부진이 시작된 것은 시즌 첫 등판 때부터였다. 구승민은 SSG 랜더스와 개막 시리즈였던 지난달 24일 0-2로 근소하게 뒤진 상황에서 처음 마운드에 섰는데, 당시 1이닝도 막아내지 못하는 등 ⅓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3실점(3자책)으로 아쉬운 투구를 남겼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구승민은 다음 등판이었던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도 0-0으로 맞선 상황에서 8회 마운드에 올랐으나, ⅓이닝 2피안타 1실점(1자책)으로 아쉬운 모습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령탑은 꾸준히 구승민에게 중책을 맡겼다. 하지만 계속해서 결과는 따라오지 않았다. 구승민은 지난달 31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⅔이닝 동안 1피안타 3볼넷 2실점(2자책)으로 부진했고, 전날(4일)의 경우 한화 이글스와 맞대결에서 아웃카운트를 단 한 개도 잡아내지 못하고 3피안타 1볼넷 2실점(2자책)을 기록한 결과 패전 투수가 됐다. 올 시즌 성적은 4경기(⅓이닝 8실점)에서 2패 평균자책점 54.00으로 매우 충격적이다.
김태형 감독은 구승민이 세 경기째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였을 당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구승민이 부진한 이유로 공을 던질 때, 좋았을 때처럼 강하게 공을 채는 것이 아닌, 밀어던지는 느낌이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구위와 구속은 괜찮다는 평가. 그리고 5일 경기에 앞서서는 "안 될 때는 타자가 치려고 하는 쪽으로 공이 고스란히 가더라"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에 사령탑은 구승민의 부담을 덜어주기로 결정했다. 당분간 필승조가 아닌 비교적 편한 상황에 등판할 전망. 그는 "구승민은 당분간 부담이 없는 상황에 나가면서 본인의 페이스를 찾아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장발클로저' 김원중까지 가는 과정에서는 순번을 정해두지 않고 투수를 기용할 방침. 사령탑은 "지금 (최)준용이, (전)미르, (김)상수에 오늘 올라온 박진형도 있다. 상황에 따라서 투수를 기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롯데는 구승민을 콜업하고 최이준을 1군에서 말소했다. 최이준이 지난달 27일 KIA전 이후 단 한 번도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던 까닭에 2군에서 등판 기회를 가진 뒤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을 전망이다. 김태형 감독은 "박진형은 시범경기 때 구속이 나오지 않으면서 페이스를 빨리 올리려고 하다 보니 이두 쪽에 조금 통증이 있었다. 그런데 2군에서 구속이 괜찮게 나오더라. 반면 최이준은 너무 공을 안 던졌다. 어쨌든 최이준이 해줘야 할 역할이 있기에 2군에서 공을 좀 던지고 좋아지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롯데는 윤동희(중견수)-정훈(1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좌익수)-손호영(2루수)-이정훈(지명타자)-유강남(포수)-이주찬(3루수)-박승욱(유격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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