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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1995년의 일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는 구단 역사상 최악의 뒤통수를 쳤다. 첼시는 그렇게 '위대한 전설'을 라이벌에 내주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평생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 밀란에서 뛰던 공격수는, 이탈리아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실망스러운 시기였다. 때문에 그는 이적을 원했고, 이적을 추진했다. 에이전트의 권유가 있었다. 잉글랜드에서 뛰면 어떻겠냐고. 그 역시 마음이 끌렸다. 잉글랜드로 이적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첼시와 연결됐고, 첼시와 협의 끝에 이적이 임박했다. 첼시와 계약을 하기로 합의까지 한 것이다. 그 공격수는 런던으로 왔다. 아내와 가족들도 함께 왔다. 그런데 충격적인 상황 전개가 일어났다. 첼시의 역대급 뒤통수가 나오는 순간이다. 에이전트는 첼시의 전화를 받았다. "첼시는 그 공격수와 계약하기를 원하지만 첼시는 돈이 없다"고 통보했다.
황당한 상황이다. 그 공격수와 에이전트는 충격을 받았다. 당시는 러시아 부호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시대가 아니었다. 그렇지만 합의까지 한 마당에 갑자기 돈이 없다는 핑계를 댔다. 그 공격수에 대한 마음이 변한 것이 분명했다. 첼시와 협상을 오랜 기간 준비한 그들은 망연자실했다. 특히 그 공격수는 비행기를 타지 않는다. 가족과 함께 자동차로 오랜 시간을 운전해 런던까지 온 상황이었다.
하지만 좌절 속에서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 에이전트는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에이전트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일어난 일을 설명했다. 그러자 그쪽에서 하나의 아이디어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하나의 제안을 했다. "아스널과 통화를 한 번 해보라"라고. 전화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전화를 했고, 전설이 시작됐다.
이 스토리는 그 공격수의 에이전트였던 제롬 앤더슨이 영국의 '토크스포츠'를 통해 공개한 내용이다. 그 공격수의 이름은 데니스 베르캄프다.
1995년 아스널 유니폼을 입고 2006년까지 활약한, 아스널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공격수. 총 11시즌 동안 423경기에 출전해 120골을 넣었다. EPL 우승 3회를 포함해 총 10개의 우승컵을 수집했고, 2003-04시즌 무패 우승의 주역이었다.
이런 세기의 전설을 첼시가 마다한 것이다. 런던 라이벌에 전설을 내준 첼시다. 후회하지 않을 수 없다.
[데니스 베르캄프.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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