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일명 '김태형 시리즈'에서 먼저 웃은 것은 두산 베어스였다. '롯데 킬러' 브랜든 와델의 역투와 부활한 '간판타자' 김재환, 강승호의 불방망이를 앞세워 길고 길었던 4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반면 롯데 자이언츠는 전날(4일)에 이어 2연패를 기록하게 됐다.
두산은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차전에서 4-3으로 승리, 4연패의 수렁에서 드디어 탈출했다.
▲ 선발 라인업
두산 :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양의지(지명타자)-김재환(좌익수)-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김인태(우익수)-장승현(포수)-박계범(유격수), 선발 투수 브랜든 와델.
롯데 : 윤동희(중견수)-정훈(1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지명타자)-전준우(좌익수)-손호영(2루수)-이정훈(지명타자)-유강남(포수)-이주찬(3루수)-박승욱(3루수), 선발 투수 이인복.
2022시즌이 끝난 뒤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두산의 지휘봉을 내려놓은 김태형 감독이 롯데 사령탑으로 복귀한 후 처음 갖는 '친정'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 일명 '김태형 시리즈'로 불리는 경기는 중반까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팽팽했다. 롯데는 이날 경기 전까지 브랜든과 총 네 차례 맞대결을 가졌는데, 단 한 점도 손에 넣지 못하는 등 0승 3패로 매우 열세였는데, 시작부터 일단 선취점은 먼저 뽑았다.
롯데는 1회 선두타자 윤동희가 두산 선발 브랜든을 상대로 3구째 135km 커터를 공략,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터뜨리며 물꼬를 텄다. 그리고 후속타자 정훈이 2루수 방면에 땅볼을 쳤는데, 이때 두산의 치명적인 실수가 나왔다. 강승호가 병살타를 만들기 위해 유격수 박계범에게 건넨 공이 악송구로 연결된 것. 덕분에 롯데는 손쉽게 무사 2, 3루 기회를 손에 쥐었고, 빅터 레이예스의 유격수 땅볼 때 3루 주자였던 윤동희가 홈을 밟으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러나 롯데의 리드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두산이 곧바로 경기의 흐름을 바꿔놨다. 두산은 3회초 박계범과 정수빈이 롯데 선발 이인복을 상대로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허경민이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터뜨리면서 만들어진 무사 만루에서 양의지가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는 희생플라이로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이어지는 1사 1, 2루에서 이인복이 폭투로 더 큰 위기를 자초했고, 이번에는 김재환이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며 역전했다.
롯데도 곧바로 두산의 뒤를 쫓아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롯데는 4회말 선두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3루수 방면에 내야 안타를 만들어내며 기회를 잡았다. 이후 레이예스가 2루 베이스를 훔치는 과정에서 브랜든의 폭투까지 겹치는 등 1사 3루 기회가 마련됐다. 이때 손호영이 친 땅볼 타구에 이번에는 두산 박계범이 실수를 범했고, 레이예스가 홈을 파고들면서 롯데와 두산은 다시 2-2로 맞섰다.
이후 양 팀은 한차례씩 주고 받았다. 두산이 5회초 정수빈의 안타로 시작해 진루타 등으로 만들어진 2사 1, 3루에서 양석환이 리드를 되찾는 적시타를 때려내며 달아났다. 그러자 롯데는 5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윤동희가 브랜든을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포문을 연 뒤 정훈이 동점 적시타를 기록하면서, 무게의 추는 좀처럼 어느 한 곳으로 기울지 않는 모습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 팽팽한 흐름 속에서도 승부는 갈렸다. 마지막에 미소를 지은 팀은 두산이었다. 두산은 7회초 공격에서 선두타자 허경민이 롯데의 바뀐 투수 박진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냈다. 이에 롯데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필승조' 최준용을 투입하며 맞섰다. 두산은 양의지와 양석환이 범타로 물러났으나, 김재환의 안타로 2, 3루 기회를 손에 넣었고, 올 시즌 내내 타격감이 대폭발하고 있는 강승호가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1타점 2루타를 쳐 4-3으로 다시 앞서기 시작했다.
두산은 선발 브랜든이 6이닝 동안 투구수 101구, 5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역투, 승리 요건을 만들어내자 본격 필승조를 투입하며 뒷문 단속에 나섰다. 두산은 7회 '파이어볼러' 최지강을 투입, 대타 노진혁-박승욱-윤동희로 이어지는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냈고,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롯데 타선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그리고 두산은 기세를 몰아 9회말 '마무리' 정철원이 뒷문을 걸어잠그며 길었던 4연패에서 벗어났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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