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뜬공으로 죽자” KIA 제2의 이종범은 자신을 믿는다…AVG 0.246? 야구는 마라톤이다[MD광주]

김도영/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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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타격감 좋다.”

누가 봐도 타격감이 안 좋아 보이는데, 당사자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 그게 맞는 얘기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21)은 흔히 말하는 ‘정신승리’를 한 게 아니다. 이유 있는, 체계적인 긍정론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9일 광주 LG 트윈스전서 결정적 스리런포를 터트릴 수 없었다.

김도영/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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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은 9일 LG전서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4안타를 터트렸다. 이날 4안타를 더해도 시즌 타율은 57타수 14안타 타율 0.246. 그만큼 시즌 초반 부진의 골이 깊었다. 표본이 적지만, 1할대를 전전하는 김도영의 모습은 좀처럼 적응이 되지 않았다. 7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타율 0.192.

이범호 감독의 초기구상에 김도영은 3도영이었다. 그러나 하위타순으로 내려간 날이 많았다. 그런데 9일 광주 LG 트윈스전에 1도영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LG 좌완 손주영을 효율적으로 상대하기 위한 이범호 감독의 복안. 더불어 김도영에게 책임감을 부여, 반등의 계기를 삼으라는 의도도 깔렸다.

결국 김도영도 터졌고, KIA도 2연패서 벗어났다. 김도영은 “오늘 하루만큼은 책임감을 가지려고 했다. 출루해서 누상을 흔들고 싶었다. 살아나가자는 마음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스리런포를 두고 “초구다 무조건. 운 좋았다”라고 했다.

낮은 패스트볼이었다. 실투가 아니었다. 김도영은 “잘 맞은 느낌은 아니었다. 앞에서 걸리긴 했다. 좋은 타구,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했다. 이밖에 3회와 5회에는 손주영의 몸쪽 패스트볼을 잘 받아쳤고, 8회에는 진우영의 높게 들어가는 슬라이더까지 잡아당겼다. 4안타 완성.

김도영의 반전 인터뷰가 이어졌다. “타격감은 좋다. 안 맞는다고 생각 안 한다. 안타만 안 나온다. 결과만 안 나왔다”라고 했다.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바빕신’이 김도영을 외면한 것. 자신의 타격에 대한 자신감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아무런 이유 없는 자신감은 위험하다. 그러나 김도영은 디테일 했다. 그는 “감독님, 코치님과 발사각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 땅볼보다 뜬공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요즘 땅볼이 잘 안 나왔다. 잘 맞은 플라이가 나오는 건 긍정적이었다. 그래야 장타가 나온다. 죽더라도 뜬공으로 죽자 싶었다. 그렇게 띄우려고 노력했다”라고 했다.

실제 최근 김도영은 내야땅볼보다 뜬공 아웃 비율이 높았고, 이날 4안타로 반전했다. 그는 “오늘부터 올라가는 느낌이 든다. 선배님, 코치님들이 좋은 말씀을 해줬다. 서건창 선배님이 ‘우리 같은 타자들은 안 맞아도 뛰면서 에너지를 발휘해야 한다. 주루하면서 좋은 감각을 되찾아라’고 했다. 공감했다”라고 했다.

김도영/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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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4월 중순으로 접어든다. 여전히 2할5푼이 안 되지만, 시즌은 길다. 부지런히 애버리지를 올릴 시간이 있다. 애버리지를 올리다 보면 장타도 나올 전망이다. 이날 스리런포처럼.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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