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강습 타구 훈련 하던 김재웅의 몸개그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지난해 2011 시즌 이후 12년 만에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한 키움 히어로즈는 올해도 최약체로 평가받았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안우진의 부상과 입대, 투타 모든 면에서 키움은 최하위 전력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래왔듯이 그들은 위기에서 영웅을 배출해 내며 잡초처럼 살아났다.
시즌 개막 후 첫 6경기서 2승 4패로 출발한 키움은 경기를 치를 수록 타선의 집중력이 살아나며 연승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4월 들어 11경기 9승 2패의 무서운 상승세다.
이렇게 분위기 좋은 팀은 경기 전 훈련 때부터는 달랐다. 지난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롯데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있던 키움 투수들은 우측 외야 담장 앞에서 특별한 훈련을 실시했다. 마정길 코치는 배트를 들고 강하게 공을 때렸고 투수들을 담장 앞에 서서 강습 타구 수비 훈련을 했다. 그런데 훈련을 하던 투수들이 웃음을 참느라 힘들어했다. 조상우는 그라운드에 쓰러져 배를 잡고 웃을 정도였다. 그들이 이렇게 까지 웃은 이유는 김재웅 때문이었다.
김재웅은 마정길 코치의 강습 타구에 겁을 먹고 제대로 수비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쓰러졌다. 중심을 잃고 쓰러지는 모습에 동료들은 웃음보가 터졌고 김재웅은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선후배의 위계질서로 딱딱한 분위기 속에 치러질 수 있는 훈련이었지만 키움은 동네 형과 동생이 모여 함께 운동하듯 편안한 훈련 분위기였다. 잘나가는 팀이라 그런지 웃음꽃이 끊이지 않았다.
한편 키움은 롯데와의 주말 3연전을 전부 승리로 장식하며 4연승을 달리며 리그 3위로 올라섰다. 시즌 팀 타율 0.289로 3위, 팀 홈런 23개로 2위, 팀 타점 102개로 3위를 달리는 키움은 뜨거운 화력을 앞세워 롯데에 6연패 굴욕을 맛보게 했다. 이주형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키움 타선의 신구조화가 눈에 띄었다.
투수력도 나쁘지 않다. 키움의 선발 투수 평균자책은 4.23으로 10개 구단 중 4위다. 에이스 안우진이 수술 후 입대했고, 차세대 에이스감이었던 장재영이 부상으로 스프링캠프 도중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하영민, 김선기 등 국내 투수들이 예상외 호투를 펼치며 홍원기 감독을 웃게 했다. 11승 중 9승이 선발승이다.
최약체로 평가받던 키움 선수들은 모두 입을 모아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그런 대답을 할 수 있었던 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즌 초 키움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경기 전 훈련하며 웃음꽃을 피운 키움 선수들 / 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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