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놀아날 수 있겠는데.”
류현진(37, 한화 이글스)이 2012년 10월4일 대전 넥센 히어로즈전 이후 11년6개월만에 KBO리그 타자에게 홈런을 맞았다. 류현진은 17일 창원 NC 다이노스저서 7이닝 3피안타(1피홈런) 8탈삼진 2사사구 3실점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류현진의 이날 투구내용은 KBO리그 복귀 후 그 어떤 경기보다 좋았다. 단, 4회말 2사 1,2루서 NC가 자랑하는 홈런타자 김성욱에게 한 방을 맞은 게 뼈 아팠다. 2-0으로 앞선 상황. 볼카운트 1B1S서 3구 커터가 김성욱에게 치기 좋은 코스로 들어왔다.
ABS 시대에 예전보다 공 1개 정도 더 높게 들어오면 스트라이크 콜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류현진의 이 커터는 좀 더 높게 들어가야 했다. 일발장타력이 있는 김성욱은 그 공을 놓치지 않았다. 그대로 가볍게 잡아당겨 비거리 120m 좌월 스리런포를 터트렸다. 류현진의 통산 93번째 피홈런. 11년6개월전 통산 99승을 극적으로 뺏은 강정호(은퇴)의 악몽 이후 첫 피홈런.
한화는 8회초에 황영묵의 동점 1타점 중전적시타로 류현진을 3패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줬다. 그러나 류현진과 한화가 안도의 한 숨도 내쉬기 전에 8회말에 결승점을 내주고 3-4로 졌다. 이와 별개로 류현진으로선 김성욱에게 내준 한 방이 뼈 아팠다.
김성욱은 올 시즌 21경기서 타율 0.264 6홈런 19타점 15득점 OPS 0.937이다. 통산 애버리지도 0.245에 불과하다. 그런데 통산홈런은 67개다. 그리고 준플레이오프 1개, 플레이오프 2개를 더해 공식경기 70홈런을 자랑한다. 수비력이 좋은데 한 방을 갖춘, 매력 넘치는 외야수다.
김성욱은 “팀이 지는 상황서 역전 홈런을 친 게 크다. 첫 타석에서 바깥쪽 체인지업이 좋다고 느꼈다. ‘놀아날 수 있겠다’ 싶었는데 그래도 ‘실투 하나 오겠지’라고 기대했다. 류현진 선배님한테 홈런을 칠 것이라고는 생각도 안 했고, 어떻게 공이 날아오는지만 선수들끼리 공유했다. 그래도 실투를 안 놓쳤다”라고 했다.
류현진은 역시 남달랐다. 김성욱은 “확실히 헷갈린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경계선으로 공을 던진다. 똑같이 공이 온다고 느꼈는데 태블릿 PC(KBO가 ABS 결과를 알려주기 위해 10개 구단에 배포)에는 공 하나 정도 차이가 있다. 제구가 역시 대단하다”라고 했다.
올 시즌 김성욱은 주전 중견수로 뛴다. 외국인타자가 1루수로 영입된 덕분이지만, 김성욱의 매력 자체가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는 “겨울부터 준비한 효과를 본다. 만족한다. 스트레칭을 많이 하고, 먹는 것도 조절한다. 몸 상태를 신경 많이 쓴다. 목표는 평범한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보내는 것이다. 그러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라고 했다.
창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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