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타구를 홈XXX까지 보낼 것 같다.”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이 2023시즌 부임 후 현 시점까지 내놓은 코멘트 중 가장 인상적이었다. 3월25일 시범경기 창원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새 외국인타자 맷 데이비슨(33)의 파워가 1998년 외국인선수 제도 도입 이후 자신이 본 외국인타자들 중에선 타이론 우즈와 함께 단연 최고라고 했다.
실제 창원NC파크 좌측 외야 뒤에서 약 300~400m 떨어진 지점에 홈XXX가 있다. 야구장 어디에서든 바로 뒤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실제 큰 도로 하나를 끼고 위치했다. 데이비슨 본인도 골프공을 드라이버로 보낼 수는 있을 것 같다는 농담으로 응수하기도 했다.
어쨌든 강인권 감독은 그만큼 데이비슨의 파워가 대단하다는 걸 농담삼아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파워를, 20~2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서 조금이나마 실감했다. 데이비슨이 어쩌면 NC의 아킬레스건과도 같은 중심타선의 파워 부족을 해결해줄 수 있다.
데이비슨은 9일 창원 KT 위즈전서 수비를 하다 팔꿈치를 다쳐 잠시 쉬었다. KIA와의 이번주말 광주 일정에 맞춰 복귀했다. 20일 경기서 무안타였으나 21일 경기서 본색을 드러냈다. 5타수 2안타(1홈런) 5타점 2득점 1볼넷으로 펄펄 날았다.
9-4로 앞선 7회초 1사 1,2루 찬스. KIA 왼손투수 김사윤의 2구 체인지업이 바깥쪽 보더라인으로 향했다. 실투가 아니었다. 그러자 데이비슨이 팔을 쭉 뻗어 힘 있게 밀었다. 타구는 KIA챔피언스필드 우측 담장을 살짝 넘었다.
비거리는 105m에 불과했지만, 어쨌든 밀어서 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걸 증명한 순간이었다. 시즌 3호 홈런. 지난 1~2호 홈런의 경우 가운데와 좌측으로 향했고, 이 타구 밀어서 우측 담장을 넘긴 첫 케이스다.
NC는 타선의 구성과 상, 하위타선의 밸런스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KIA 마운드를 15점으로 두들기며 저력을 과시했다. 1번 박민우, 3번 손아섭, 5번 박건우가 이끄는 상위타선은 상당히 까다롭다. 세 사람은 현역 통산타율 1~3위로 KBO리그 최고의 교타자들이다. 2번 권희동도 올 시즌 만만찮은 생산력을 보여준다.
그런 NC 타선의 유일한 아킬레스건이 중심타선의 장타 한 방이다. 나성범(KIA 타이거즈)과 양의지(두산 베어스)가 떠난 뒤 4번 적임자가 없었다. 그 몫을 외국인타자에게 기대한다. 작년 제이슨 마틴은 나쁘지 않았지만 기복이 심했다. 2022년 트리플A 퍼시픽코스트리그에서 32홈런을 때려 홈런왕에 올랐으나 한국에선 기대에 못 미쳤다.
당시 마틴과 공동 홈런왕을 차지한 선수가 바로 데이비슨이었다. 사실 NC는 작년에도 데이비슨을 뽑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아 마틴을 플랜B로 택했다. 데이비슨은 작년엔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카프에서 뛰었다. 거기서도 19홈런으로 만만치 않은 홈런생산력을 뽐냈다.
트리플A와 일본에서의 홈런 이력이 KBO리그에서의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데이비슨이 NC의 기대를 모으는 것 또한 사실이다. 데이비슨은 올 시즌 16경기서 62타수 20안타 타율 0.323 3홈런 13타점 15득점 OPS 0.990 득점권타율 0.333이다.
데이비슨은 구단을 통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 최근 개인적으로 경기력에서 주춤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코칭스태프, 국제업무 파트, 트레이너 파트 등 주위의 많은 도움으로 잘 이겨 낼 수 있었다. 엔트리에 빠진동안 경기를 못 뛰어 경기 감각적으로 떨어져 있었는데 빠르게 경기 감각을 올려 팀에 도움이 되겠다”라고 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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