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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KBO리그 시절 '이정후 킬러'로 면모를 뽐냈던 브룩스 레일리(뉴욕 메츠)가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맞대결을 앞두고 부상자명단에 등록됐다. 이유는 팔꿈치 염증 때문이다.
뉴욕 메츠는 22일(한국시각) "좌완투수 브룩스 레일리가 왼쪽 팔꿈치 염증으로 15일짜리 부상자명단(IL)에 배치됐다"며 "우완 투수 그랜드 하트윅이 트리플A에서 콜업됐다"고 발표했다.
현재 KBO리그에서 '좌승사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것은 롯데 자이언츠의 찰리 반즈. 하지만 반즈가 한국 무대를 밟기 전까지 '원조' 좌승사자는 브룩스 레일리였다. 그만큼 좌타자를 상대로 매우 강한 면모를 보였던 까닭. 지난 2009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200순위로 시카고 컵스의 지명을 받았던 레일리는 미국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한 채 지난 2015년 롯데와 손을 잡으며 처음 KBO리그 무대를 밟았다.
'좌타자 킬러'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레일리는 지난 2015년 롯데에서 31경기에 등판해 11승 9패 평균자책점 3.91의 성적을 남기며 KBO리그 커리어를 시작했다. 레일리는 이듬해에도 롯데와 동행을 이어갔고, 8승 10패 평균자책점 4.34의 성적을 남기며 롯데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17시즌에는 13승 7패 평균자책점 3.80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고, 2018년에도 11승 13패 평균자책점 4.74의 성적을 남겼다.
마지막 시즌은 그야말로 '불운' 그 자체였다. 롯데에서 4시즌을 뛰는 동안에도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등 투구 내용에 비해 성적이 뒤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레일리는 2019시즌 30경기에 나서 18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5승 밖에 손에 넣지 못했다. 특히 패배는 14패로 KBO리그 전체 1위에 해당될 정도로 '운'과는 거리가 멀었다. 레일리는 롯데에서 5시즌을 뛴 후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미국으로 돌아갔는데, 이 선택은 적중했다.
한국에서는 선발로 뛰었던 레일리는 '좌승사자'의 면모를 앞세워 메이저리그 무대에 완벽히 적응해 나갔다. 레일리는 복귀 첫 시즌 신시내티 레즈-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21경기에 나서 1패 6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95를 기록하며 경쟁력이 있는 모습을 보여줬고, 2021시즌 휴스턴에서 2승 3패 10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78로 활약을 이어갔다. 그리고 2022년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레일리의 장점이 대폭발했다.
레일리는 2022시즌 60경기에 출전해 1승 2패 25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2.68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셋업맨으로 거듭났고, 지난해 뉴욕 메츠에서 66경기에 나서 1승 2패 25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고 올해도 8경기에 나서 1승 4홀드 평균자책점 '제로'로 압권의 투구를 이어가던 중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맞닥뜨렸다. 왼쪽 팔꿈치에 염증이 발견된 것. 이로 인해 15일짜리 부상자명단에 등재됐다.
레일리가 부상자명단으로 향하게 되면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맞대결도 무산됐다. 이정후는 2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맞대결이 끝난 뒤 23일부터 25일까지 뉴욕 메츠와 맞대결을 가질 예정이었던 까닭. 특히 레일리는 KBO리그 시절 '이정후 킬러'로 정평이 나 있었다. 상대전적은 15타수 무안타. 레일리와 맞대결을 가진 후에는 이정후의 타격 밸런스에 영향이 생겼던 만큼 이정후에게 만큼은 매우 강했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에서 빅리그 유니폼을 입은 이들의 맞대결은 볼 수 없게 됐다.
공교롭게도 이정후와 맞대결을 앞두고 있던 KBO리그 출신들이 부상으로 전열하는 모양새다. 이날 이정후는 'KBO 역수출 신화' 메릴 켈리(애리조나)와 무려 6년 만의 맞대결을 가질 예정었는데, 켈리 또한 오른쪽 어깨의 불편함으로 인해 등판이 전격 취소됐다. 'MLB.com'에 따르면 켈리는 소원근(teres major)에 문제가 발견됐고, 등판을 취소한 뒤 애리조나주 피닉스로 돌아가 추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4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19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던 만큼 켈리의 등판 취소는 아쉬움이 더욱 짙었다.
아직 켈리의 경우 구체적인 부상의 명칭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등판이 취소된 것을 고려하면, 최소 한차례 등판을 건너 뛸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부상자명단에 등록된 레일리에 이어 켈리까지 당분간 빅리그 마운드에 선 모습을 보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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