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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메이저리그에 74.8마일(약 120.4km)짜리 커브가 나왔다. 이 공을 던진 주인공은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출신 벤 라이블리(32,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다.
라이블리는 2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래시브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6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1실점했다. 그러나 타선 지원을 적시에 받지 못해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라이블리는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에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36경기서 10승12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했다. 2019시즌 대체 외국인투수로 입단해 2021시즌에 삼성에 발만 담그고 떠났다. 그렇게 압도적인 투수는 아니었다.
라이블리는 이후 미국에서 재도전에 나섰다. 2023년에 신시내티 레즈의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19경기서 4승7패 평균자책점 5.38을 찍었다. 그리고 올해 클리블랜드와 1년 75만달러(약 10억원)에 계약했다.
트리플A 2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한 뒤 메이저리그에 올라왔다. 18일 보스턴과의 원정경기서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잘 던졌고, 이날은 퀄리티스타트까지 수립했다. 라이블리의 메이저리그에서의 퀄리티스타트는 작년 7월27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6.2이닝 8피안타 3탈삼진 2실점) 이후 처음이다.
라이블리는 ‘빠른 공 혁명’이 강타한 메이저리그에서 느린 공으로 승부한다. 1회초 리드오프 세다네 라파엘라에게 79.1마일 스위퍼를 던졌다. 포심도 90~91마일 수준이었고 2번 타자 재런 듀란에게 77.4마일 커브를 구사했다.
보스턴 타자들은 6일 전 첫 맞대결과 마찬가지로 라이블리의 느린 공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89마일 투심이 빨라 보일 정도였다. 2회 무사 1루서 엔마누엘 발데스가 77.6마일 스위퍼를 참아낸 뒤 89.7마일 포심에 2루수 병살타로 돌아섰다.
라이블리는 3회를 10개의 공으로 마무리했다. 여기서 90마일대 공은 단 3개에 불과했다. 이후에도 70마일대 스위퍼와 커브, 80마일대 후반에서 90마일대 초반의 포심과 투심 조합으로 밀어붙였다. 5회 2사 2루서 보비 달백에게 구사한 2구 커브가 무려 76.7마일이었다. 6회 2사 후 듀란에겐 74.8마일 커브를 던졌다. 이날 최저 구속. 무려 120km 커브로 중견수 뜬공을 유도했다.
7회 1사 후 윌리어 어브레유에게 90.8마일 포심이 가운데로 들어가면서 우월 솔로포를 맞은 게 허무해 보일 정도였다. 0-0 균형이 깨진 순간. 이후 라이블리는 스캇 바로우로 교체됐다. 클리블랜드 타선이 7회말에 2점을 뽑아내면서 라이블리가 아닌 바로우가 승리투수가 됐다. 클리블랜드의 4-1 승리.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으나 지난 2경기서 나름의 개성, 안정적인 투구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KBO리그에서 별 볼 일 없었다고 해도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KBO리그 시절보다 더 정교하게, 더 확실한 무기로 중무장하면 불가능은 없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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