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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주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경영권 찬탈 의혹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갖던 도중 K팝 산업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이를 두고 K팝 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25일 민희진 대표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국콘퍼런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현장에는 민 대표 뿐 아니라 어도어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세종의 이수균 변호사와 이숙미 변호사가 함께했다.
이날 민 대표는 ESG 경영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하이브의 앨범 제작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최근 하이브가 그룹 아일릿의 데뷔 앨범 '슈퍼 리얼 미(SUPER REAL ME)'에 재활용·생분해 소재를 도입했다. 민 대표는 이를 언급하며 "녹는 종이, 이게 무슨 말 장난이냐. 종이는 다 녹는다. 차라리 앨범을 덜 찍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앨범을 구매하면 제공되는 포토카드와 관련해서는 "뉴진스는 (포토카드를) 안 한다. 그러면서 랜덤(앨범)은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왜 랜덤으로 하냐면 한 앨범에 모든 연예인의 사진이 들어가면 CD가 사전이 되기 때문이다. 앨범을 사전 가격으로 받으면 팔리겠나. 또 랜덤을 안 하면 자연스레 멤버의 인기가 비교된다. 나는 그게 너무 싫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고민한 것이 콘텐츠를 팔아서 승부하는 것이었다. 그게 책임감이다"라고 밝혔다.
민 대표는 "업계에서 밀어내기를 알음알음 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팬들에게 다 부담이 전가된다. 럭키드로우를 소진해야 하고 팬 사인회를 해야 하고 연예인도 너무 힘들다. 우리 애들이 기죽을까 봐 갔던 애들이 (팬사인회를) 가고 또 가고, 앨범을 사고 또 사고. 지금 앨범 시장이 너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걸 고치기 위해서 뉴진스를 시작해 본 거다. 이런 꼼수를 부리지 않고도 잘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하이브에 열 받는 것이 뭐냐면 물을 흐린다. 누구는 하고, 누구는 안 하면서 다 뉴진스인 것처럼 퉁치고 비슷한 게 막 나온다. 나는 이게 상도에 안 맞는다고 본다. 소비자 생각도 안 하는거다"라고 덧붙였다.
민 대표의 이러한 발언을 모두 지켜본 K팝 팬들의 대다수는 업계에 대한 민 대표의 시선에 동의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익명을 요청한 K팝 팬 A씨는 기자회견을 지켜본 후 마이데일리에 "럭키드로우 반대부터 포토카드와 관련한 의견까지, 상술이 난무한 소속사 시스템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팬덤의 요구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다"고 전했다.
A씨 뿐 아니라 이날 기자회견이 마무리 된 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에서는 "아이돌을 상품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인지하고 있는 의견이다", "이러한 쟁점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 "K팝 산업 특유의 소비자 착취를 잘 공론화했다. 맞는 말이다"라며 민 대표의 발언에 공감하는 이들이 속출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민 대표의 발언에는 동의하지만 그의 진정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뉴진스의 미니 1집이 10종으로 제작되었다는 점, 해외에서 럭키드로우를 진행했다는 점을 꼬집으며 민 대표의 주장에 모순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가격으로 인해 랜덤으로 앨범을 제작한다고 했지만, 결국 멤버 별로 앨범을 나눠 팔면 인기가 비교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을 드러낸 이들도 있었다. 업무 상 배임 등에 대해 해명하려고 나선 자리에서 논점에 벗어난 이야기를 했다는 비판도 존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이 마무리 된 후 하이브는 공식 입장을 통해 민 대표의 사임을 요구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내용은 사실이 아닌 내용이 너무나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라며 "민 대표는 시점을 뒤섞는 방식으로 논점을 호도하고, 특유의 굴절된 해석기제로 왜곡된 사실관계를 공적인 장소에서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는 민 대표가 '대화 제의가 없었다', '이메일 답변이 없었다'는 등의 거짓말을 중단하고 요청드린대로 정보자산을 반납하고 신속히 감사에 응해줄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며 "아티스트와 부모님들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아티스트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니 중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예주 기자 yeju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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