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들 34세 잠수함은 더 이상 투 피치가 아니다…‘이것’ 잘 던지려고 연습 또 연습, 2212일만의 ‘쾌거’[MD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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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학/창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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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연습은 많이 했죠.”

NC 다이노스 잠수함 이재학(34)은 오랫동안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투 피치 투수로 통했다. 구위가 압도적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피치디자인을 다양화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으니 오랫동안 정체된 느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재학/창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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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재학은 호수의 백조처럼 겉으로 평온해 보여도 알고 보면 물 밑에서 부지런히 무기를 갈고 닦아왔다. 커터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재학이 커터를 갑자기 던지기 시작한 건 아니다. 투 피처였지만, 2023시즌에도 슬라이더 8.7%, 커브 1.2%를 던졌다. 커터는 0.2%.

올 시즌 커브 비중은 6.9%다. 2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서 15.2%로 엄청나게 올렸다. 그리고 30일 창원 LG 트윈스전서 11개, 10.0%를 활용했다. 두산전에 비해 LG전서 커터 사용 빈도는 줄었지만, 타자에게 더 이상 ‘나 투피처 아니오’라는 걸 각인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

이재학의 두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는 그렇게 탄생했다. 무려 2018년 4월 10일 이후 2212일만. 이재학은 두산을 상대로 7이닝 3피안타 5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챙겼다. 그리고 이날 LG를 상대로 7이닝 5피안타 6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으로 시즌 2승을 따냈다. 평균자책점을 3.98로 낮췄다.

이재학은 “커터를 많이 쓰려고 했다. LG는 좌타자가 많아서(우투수의 커터는 보통 좌투수 몸쪽을 파고 든다) 두산전보다 덜 썼는데 적재적소에 섞으려고 했다. 오른손타자에겐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동안 커터 연습을 많이 했는데 시도를 못했다”라고 했다.

이재학에게 커터를 적극적으로 쓰자고 권유한 건 포수 박세혁이었다. 이재학은 “세혁이가 써보자고 적극적으로 말했고, 생각을 전환했다. 초반엔 많이 던지지 않다 이제 많이 던지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그날 이후”라고 했다.

이재학은 4월14일 대구 삼성전서 3⅓이닝 6피안타(2피홈런) 4탈삼진 2사사구 6실점으로 무너졌다. 이 경기는 심판진의 ABS 수신 오류로 큰 화제를 모은 경기였다. 당시 조장이던 이민호 심판이 이 일로 옷을 벗기도 했다.

이재학은 “공교롭게도 그날 이후 좋은 기운이 오는 것 같다. 팀 승리 발판을 마련해서 좋다. 올 시즌에 세혁이랑 계속 호흡을 맞추는데 세혁이도 좋고 (김)형준이도 좋다. 올해는 세혁이가 잘 이끌어줘서 고맙다”라고 했다.

이재학/창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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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학은 커터를 본격적으로 많이 활용, 투 피치를 탈피하면서, NC 선발진의 그레이드를 한 단계 올리는 효과가 있다. NC는 다니엘 카스타노, 카일 하트, 신민혁의 1~3선발이 견고하다. 여기에 이재학과 김시훈이 4~5선발로 힘을 보탠다. 이제 NC는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1위 KIA에 1경기 차로 추격했다.

창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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