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대출 증가에 대손비용 2배 이상 급증
경쟁사는 대출 취급액 전년 수준 유지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현대카드가 올해 카드대출 취급을 크게 늘렸지만 당기순이익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 주요 4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 중 유일하게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역성장했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한 638억원에 그쳤다.
현대카드는 올해 1분기 장·단기카드대출을 크게 늘리면서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 현대카드 장·단기 카드대출 취급액은 3조2348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급증했다. 대출 부실화에 대비하기 위한 대손충당금도 덩달아 증가했다. 현대카드 대손비용은 올해 1분기 139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657억원)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다른 경쟁사와 반대되는 행보다. 신한·삼성·KB국민카드는 올해 고금리 기조 등을 고려해 카드대출 취급액을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작년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아 올해는 충당금 적립 등에서 부담을 덜었다. 여기에 마케팅 등 비용감축이 더해지면서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는 당기순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 22%, 69% 증가했다.
현대카드는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양호하기에 카드대출 취급 증가 등이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올해 1분기 현대카드 연체율은 1.04%로 신한(1.82%) 삼성(1.16%) KB국민(2.14%) 대비 낮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회원 수와 신용판매가 늘어난 영향으로 수익이 상승했으며, 꾸준한 리스크 관리로 업계 최저 수준으로 연체율을 관리하고 있다”며 “영업이익·순이익은 우량회원 중심 금융상품 확대로 인한 대손충당금 적립 증가 영향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향후에도 카드업계 실적은 카드대출 취급액과 연체율 추이로 인한 대손충당비용에 따라 등락을 거듭할 예정이다. 고금리로 가계 원리금 상환부담이 증가했지만 정작 국내 가계소득은 2022년 3분기 이후 정체됐다. 신용카드 대출상품을 이용하는 차주는 부담이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신용카드사가 여러 이슈에도 불구하고 타 업권 대비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계부채 규모와 높아진 금리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며 “가계 부채부담이 소비 둔화를 야기하고 자산건전성 저하가 지속된다면 현재 성장성, 수익성, 건전성 3중고를 겪는 신용카드사 실적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구현주 기자 wint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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