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체자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선두 KIA 타이거즈의 17~19일 창원 NC 다이노스와의 3연전 스윕. 단독선두를 굳게 다진 것도 의미 있지만, 역시 황동하가 18일 경기서 19전20기만에 데뷔 첫 승을 따낸 게 가장 큰 사건이었다. 황동하는 그날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2사사구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황동하는 성실함, 노력의 아이콘이다. 2022년 2차 7라운드 65순위로 입단한 뒤 투구 템포가 빠른 것을 제외하면 큰 장점이 없었다. 그랬던 그가 지난 겨울 1개월간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에 다녀온 뒤 확 바뀌었다.
투구밸런스의 기술적 업그레이드에 의한 패스트볼 구속 상승과 스위퍼 장착이란 수확이 있었다. 여전히 평균구속은 140km대 초반이지만, 최고 140km대 후반까지 나온다. 스위퍼를 많이 던지지 않지만 타자들에게 스위퍼를 던질 줄 아는 투수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패스트볼, 슬라이더, 포크볼, 커터와 스위퍼까지. 손목을 트는 각도에 따라 각 구단 전력분석팀에 스위퍼와 커터로 인식된다는 게 본인의 설명.
그런 황동하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의리 대신 꾸준히 대체 선발로 등판했다. 윌 크로우가 최근 빠졌다. 때문에 이의리가 돌아와도 황동하는 크로우의 대체 선발로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 전망이다. 김사윤, 김건국보다 확실히 안정적이다.
이범호 감독은 19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그전부터 대체자라는 말을 사용을 안 했다. 똑같은 선수다. 5선발, 6선발, 7선발까지 다 체크를 해놓고 난 뒤에 시즌을 시작했다. 대체 선수라고 말하기는 조금 그런 것 같다. 어떤 선수가 부상을 당했을 경우에는 6선발이 5선발이 되는 것이고, 또 5선발, 6선발이 부상을 당했을 경우에는 7선발이 온다. 그래서 퓨처스리그에서 1~2선발을 하고 있는 선수들이 1군에 오면 6~7선발이 된다. 어떤 팀이든지 다 그렇게 맞춰서 돌린다. 동화는 스프링캠프부터 여섯 번째 선발 자원으로 생각했다. 퓨처스리그에선 1선발로 생각을 하고 준비를 시켰다”라고 했다.
이의리든 크로우든 부상 변수를 떠나 황동하도 현재 엄연히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하는, 양현종, 제임스 네일, 윤영철과 똑 같은 선발투수라는 얘기다. 그러니 ‘대체’라는 말을 붙이면 황동하에게 실례라는 게 이범호 감독 생각이다. 황동하의 심리적 사기 저하를 경계한 코멘트이자, 시즌을 착실히 준비한 황동하에 대한 진심이다.
황동하는 이달 들어 5이닝 투수로 거듭났다. 아직 퀄리티스타트 수립 전적은 없다. 궁극적으로 6이닝 이상 소화할 수 있는 경쟁력을 인정받아야 선발투수로 롱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스텝 바이 스텝이다.
이범호 감독은 “지금 나이에 지금 정도만 던져줘도 솔직히 너무나도 감사하다. 대신 점점 좋아지는 게 보이니까. 점점 이닝마다 공을 몇 개를 던져서 끊어가야 되고, 또 공을 어떻게 던지면 본인이 이 타자들이 ‘내공을 못 친다’라고 것도 마운드에 있으면서 공부를 하면서 느끼는 것 같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이범호 감독은 “처음에는 3이닝밖에 못 던지던 투수가 이제 4이닝, 5이닝에 100구 안쪽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어떤 팀을 상대로 점수를 많이 주는 상황도 생기겠지만 또 어떤 팀에 잘 던지는 상황도 생길 것이다. 그러면서 5~6이닝을 던지는 선발투수로 성장을 할 하지 않을까. 젊은 투수이고, 컨디션을 체크해 가면서 오래오래 부상 없이 선발유지를 시키려면 지금 무조건 막 쓰는 게 좋은 건 아니다. (윤)영철이처럼 관리도 해주면서 길게 보고 성장을 시켜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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